국민 10명 중 9명,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찬성 이유는?

김민성

webmaster@megaeconomy.co.kr | 2017-09-18 17:52:24

[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동네빵집은 한동안 많이 없어지다가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다시 오픈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서 왔지만,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프랜차이즈 오픈으로 설 자리가 없어 막노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은 제과제빵 기능인들뿐만 아니라 평생 월급쟁이로 살다 퇴직금으로 프랜차이즈 차리는 분들도 선량한 피해자로 만드는 일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에 대한 중소기업계 현장의 목소리다.


국민 10명 중 9명이 찬성한 중소기업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관련 설문 결과. [사진출처=중소기업중앙회]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이같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희망하는 생계형 적합업종을 보호하는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일반인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적합업종 제도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는 두부·순대·동네빵집 등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에 대기업 진출해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또한 중소 상공인의 생존 기반을 보호하고 대기업-중소기업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 10명 중 9명꼴인 91.6%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가 31.9%, ‘동의’한다는 응답이 59.7%을 합친 호응도다.


생계형 적합업종제도는 다수의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기반과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 대기업의 진출이나 확장을 억제하는 제도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장류 산업은 쌀 소비가 감소하는 식생활 트렌드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로 조합원사의 매출액은 2014년 2470억원에서 지난해 2750억으로 11% 상승하는 등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적합업종 지정 이후 HACCP 인증 업체 수가 700%나 증가하는 등 업계의 혁신활동도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그에 힘입어 비록 소폭이기는 하지만 시장 점유율도 3%포인트 상승했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 민간 독립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중소기업 대표간 자율합의로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권고 사항’으로 운용해오고 있지만 실효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터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지난 1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번 설문 응답자들은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이유(복수응답)로, ‘중소상공인은 자본과 인력이 열악해 공정한 경쟁이 안 됨’(65.3%), ‘대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바람직’(46.5%), ‘독과점이 발생해 제품가격을 올리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됨’(41.8%) 등을 꼽았다.


역시 복수응답으로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할 경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0.9%가 ‘대기업의 독과점화 우려’를 꼽았다. 그와 비슷한 수치인 28.7%는 ‘시장의 공정성’ 을 들었다.


최근 법 제정 이전까지의 제도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 전체 회의를 거쳐 적합업종 해제 품목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기간 만료가 유예된 것에 대해서도 국민 10명 중 9명인 91.0%가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매우 필요 19.9% + 필요 71.1%)고 호응도를 보였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은 부모세대의 은퇴와 자녀세대의 취업난으로 나날이 늘어가는 생계형 소상공인의 생존과 생계를 보장하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건실한 중산층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민 대다수가 법 제정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법안 통과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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