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빅맥지수, 경제학으로 건너온 먹거리들은?
박인서
webmaster@megaeconomy.co.kr | 2017-01-23 11:53:14
[메가경제 박인서 기자] 치킨, 체리, 레몬. 치킨이 ‘겁쟁이'란 뜻도 있어 양쪽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처럼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공멸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인 ’치킨게임‘, 부가적인 혜택만 챙기고 실제로는 돈을 쓰지 않아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소비자인 ’체리피커‘, 시고 맛없는 레몬이 널려 있듯이 싼 값만 치르려 해서 저급품만 유통되는 ’레몬마켓‘. 모두 경제학으로 건너온 음식이나 과일이다.
빅맥, 스타벅스라떼, 신라면, 초코파이. 지구촌에서 인기리에 판매돼 경제용어로도 거듭난 글로벌 먹거리 제품들이다. 제품 이름에 지수가 붙어 각국별로 물가와 환율 등을 비교해볼 수 있는 가늠자로 사용되는 히트상품들이기도 하다.
그중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1986년 처음 사용한 ‘빅맥지수’가 원조격이다. 지구촌 모든 매장에서 표준화된 공정으로 같은 크기와 같은 품질로 판매되고 있는 빅맥 1개 가격으로 각국의 물가를 가늠해볼 수 있어 환율보다 더 유용하다는 평가도 있다.
23일(한국시간) 발표된 1월 한국 빅맥지수는 3.86으로 조사대상 56개국 중 2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선 2위다. 지난해 7월보다 두 계단 내려갔다. 한국 빅맥지수는 2015년 1월 3.78로 25위, 2016년 1월 3.59로 24위를 각각 기록했고 이번에 지수는 올라갔지만 순위는 내려갔다. 빅맥 지수가 낮을수록 달러화보다 해당 통화가 저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라떼지수’는 1971년 미국 시애틀에 첫 매장을 연 스타벅스가 주 메뉴인 카페라테 가격을 기준으로 실제환율과 적정환율의 관계를 알아보는 구매력 평가환율 지수를 발표한다. 제품명을 붙여 ‘스타벅스지수’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히트상품을 이용한 지수도 있다. 2009년 1월 처음 개발된 ‘신라면지수’는 세계 80여개국에 수출되는 신라면 1봉지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해 주요 판매국 10개 나라의 구매력을 비교 평가한 지수다. ‘초코파이지수’도 오리온이 2005년 5월 세계 12개국에서 판매되는 초코파이 12개들이 1상자의 가격을 미국 달러화로 환산해 발표한 지수다.
우리 정부는 배추가격 안정을 위해 김치 가격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안으로 ‘김치지수’ 개발을 추진한 적도 있다. 일본은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스시 재료를 구매할 때 싼 고등어 대신 비싼 참치를 많이 찾는 현상에서 착안해 고등어에 비해 참치를 얼마나 소비하느냐를 알 수 있도록 ‘스시지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빅맥지수가 대표적으로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와 구매력, 물가수준 등을 비교하는 글로벌 지수로 널리 사용되는데 반해, 국내업계 이마트처럼 경쟁상황 변화가 적은 이마트 50개 표준 점포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지수화한 ‘이마트지수’ 사례도 있다.
빅맥지수는 동일한 물건의 가치는 어디서나 같다는 ‘일물일가의 법칙’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에 원화의 가치, 평가절상 또는 평가절하돼 있는 지를 살펴볼 수 있는 간접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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