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 화 돋구는 한전 성과급 놀음

조승연

webmaster@megaeconomy.co.kr | 2016-09-23 08:54:45

[메가경제 조승연 기자] 한국전력공사(한전) 성과급 놀음에 전기료 폭탄 고지서에 열받은 시민들의 혈압이 더욱 오르게 됐다. 그러지 않아도 때마침 폭탄 터지듯 부풀어 오른 요금 청구서를 받고 열받아 있는 이 때 흥정망청 한전 성과급 지급 소식이 들려왔으니 '저들이 내 돈 가지고 저런다.'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게 됐다.


각 가정이 평균 50% 남짓 전기요금을 더 내는 정도라고 하지만 올해 개인들이 전기료로 인해 느끼는 체감 충격을 그 이상이다. 특히 노약자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하루 3시간' 이상 에어컨을 사용한 가정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요금에 망연자실해 있는 실정이다. 2~4인 가정이면서 20만~30만원대의 요금 청구서를 받아든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 마당에 한전은 임직원 1인당 2000만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받게 됐다. 하필 지급 시기도 이달 말까지다. 이번 한전 성과급이 지난 여름이 아닌 2015년의 경영성과를 토대로 지급되는 것이긴 하지만 전기요금 체계가 변하지 않았으니 결국 그게 그거라 할 수 있다.


올해 한전은 경영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엔 B등급을 받고 1인당 평균 748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올해처럼 A등급을 받았던 2011년의 한전 성과급은 1인당 평균 1744만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1인당 한전 성과급 역시 적어도 1744만원 이상일게 분명하다. 성과급 계산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이 4년 전보다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공기업들은 경영실적 평가(S, A, B, C, D, E)에서 C등급 이상을 받으면 기본급 기준으로 100%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다. 최대 비율은 250%다.


물론 한전 성과급이 일반 가정에 날아든 폭탄 요금에만 기대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저유가가 한전의 경영실적을 개선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가정의 전기 수요자들 역시 한전의 경영실적 개선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더위를 참아가며 에어컨 가동을 최대한 자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금 폭탄이 적힌 고지서를 받아든 판에 한전 성과급 소식까지 접하게 됐으니 국민들로서는 속에서 열불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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