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롯데 신격호 회장(93)이 느닷 없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말인즉 추대이지만 사실상 쫓겨난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롯데 신격호 회장이 일본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실권을 잃게 됐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롯데홀딩스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주주총회를 열어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추대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뜻도 동시에 밝혔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롯데 신격호 회장의 직함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일본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창업주인 롯데 신격호 회장의 대표이사직 퇴임 결정은 일본롯데홀딩스의 독자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게 롯데그룹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롯데 신격호 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한국롯데그룹 회장(60)이 주도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일방적 결정으로 대표이사직에서 쫓겨난 것인지, 아니면 롯데 신격호 회장 스스로 물러난 것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롯데 신격호 회장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61)의 지원을 업고 차남인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하려다 오히려 장남의 반격을 받은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이 27일 일본으로 장남과 함께 건너가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전원(신동빈 회장 포함)을 해임하자,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반발한 장남 등 나머지 이사들이 28일 다시 이사회를 열고 오히려 롯데 신격호 회장을 해임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롯데 신격호 회장은 1948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롯데 신격호 회장은 청년 시절 혈혈단신으로 '껌값'을 들고 밀항선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뒤 갖은 고생을 하다가 생전 처음 껌을 씹어보고는 그 맛에 반해 껌 제조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 신격호 회장이 처음 껌을 맛보고는 하도 맛이 좋아서 그냥 삼켜벼렸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 껌 사업으로 성공한 롯데 신격호 회장은 이후 사업을 키워 오늘날 한일 양국에 거대한 롯데 왕국을 이뤘다. 롯데 신격호 회장이 '롯데'라는 이름에 집착한 것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 샤롯데의 매력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롯데 신격호 명혜회장 추대, 난리다. 아들이 창업자 아버지를..." "롯데 신격호 시대도 이렇게 가는구나." "롯데 신격호 회장, 정말 신화적 인물이었는데." "롯데 신격호, 결국은 그리 되는군." "롯데 신격호도 왕자의 난으로 물러나는 모양일세." "롯데 신격호 회장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드 드라마틱하군." "롯데 신격호, 말로가 영..." 등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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