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대헌 불운 씻고 남자 1500m '금빛 질주'...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10명이 뛴 결승서 압도적 기량으로 포효...이준서는 5위, 박장혁은 7윌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2-02-09 23:47:29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이 이틀 전 석연찮은 판정 논란으로 겪었던 마음의 아픔을 세계 최고의 기량으로 보란 듯이 극복하며 한국 선수단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황대헌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9초21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빛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스티븐 뒤부아(캐나다·2분9초254)와 세묜 옐리스트라토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2분9초267)를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연출했다.
황대헌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도 성공했다.
이로써 황대헌은 4년 전 평창 당시부터 이어져온 극심한 불운을 압도적 기량으로 말끔히 씻으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평창 올림픽 당시 황대헌은 첫 종목인 남자 1500m 결승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목전에서 메달을 놓쳤고, 두 번째 종목인 1000m 준준결승에서도 결승선 앞에서 넘어져 실격 처리됐다. 이후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황대헌의 불운은 4년 동안 와신상담하고 임한 이번 베이징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7일 열린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결승선을 맨 먼저 끊었지만 석연치 않은 심판의 레인 변경 반칙 판정으로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이 1000m 레이스에서는 또 다른 준결승 조에 출전한 이준서(한국체대) 역시 레인 변경 반칙을 받고 탈락하면서 편파판정에 대한 전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다.
황대헌은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나선 1500m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간의 불운을 모두 훌훌 떨쳐버렸다.
이날 남자 1500m 결승 레이스는 스타트하기 전부터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준결승에서 무려 4명의 선수가 어드밴스를 받으면서 총 10명의 선수가 결승에 올라 뛰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복잡한 스타트였다. 워낙 많은 선수가 뛴 탓에 레이스 초반은 혼잡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레이스 초반 뒤에서 기회를 엿보며 앞으로 치고나갈 타이밍을 보던 황대헌은 결승선 9바퀴를 남기고 급격히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단숨에 1위로 치고나갔다.
결승선을 4바퀴 앞두고부터 더욱 가속도를 낸 황대헌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끝내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온몸으로 환호했다.
황대헌과 함께 결승에 진출했던 이준서(한국체대)는 2분9초622의 기록으로 5위, 박장혁(스포츠토토)은 2분10초176의 기록으로 7위 자리에 올랐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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