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세밑 굵직한 인사 브리핑 '셋'...공수처장 지명, 법무부·환경부 장관 교체, 청와대 비서실장·정책실장·민정수석 동반사의 표명

문 대통령, 초대 공수처장에 판사출신 김진욱 지명
법무장관에 “윤 총장 동기‘ 판사출신 박범계 내정
공수처장 지명 당일 秋 후임 내정…'檢개혁 드라이브'
세밑 인적쇄신 통해 새해 수세국면 전환 시도
마지막 내각 구축해 5년차 동력확보 나설 듯

류수근 기자

webmaster@megaeconomy.co.kr | 2020-12-30 23:22:27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2020년 경자년을 이틀 남긴 30일, 청와대에서 세 건의 굵직한 인사 관련 브리핑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청와대가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수세 국면 전환을 시도하기 위한 세밑 인적 쇄신 신호탄으로 읽힌다. 


이날 오전 강민석 대변인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최종 후보 지명 관련 브리핑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3개 부처 장관급 인사 발표와 청와대 최고위 참모진의 사의 표명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우선 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의 후보 중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을 공수처장 최종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그는 이어 “국회에서 오랜 논의 끝에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했고, 초대 공수처장으로 오늘 최종 후보자를 지명한 만큼 법률이 정한 바대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원만하게 개최되어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될 수 있도록 국회에 협조를 요청드린다”는 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앞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지난 28일 김 후보자와 함께 검사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추천했다. 두 사람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인사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고고학과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사법시험(31회)에 합격한 뒤 1995년 법관으로 임용됐다. 이어 1998년부터 12년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 초대 공수처장 지명자. [그래픽= 연합뉴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하기도 한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며 헌재소장 비서실장, 선임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최종 후보자로 추천한 것은 공수처 출범 취지가 권력기관 중에서도 특히 검찰 개혁임을 고려한 인선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는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중요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했다.

정 수석은 먼저 “문 대통령이 오늘 3개 부처의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박범계 국회의원,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정애 국회의원,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내정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추미애 장관 후임의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박범계 후보자는 판사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제20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민주당 생활적폐청산위원장 등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법시험(33회)·사법연수원(23기) 동기로 과거 SNS에 윤 총장을 '윤석열 형'이라고 불러 화제가 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교수 출신인 박상기·조국 전 장관, 판사 출신인 추미애 장관에 이어 모두 비(非)검찰 출신이 맡게 됐다.

정 수석은 박 장관 후보자에 대해 “우리 사회 각종 부조리 해결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법원과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3개 부처 장관급 인사. [그래픽= 연합뉴스]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3선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으로 활동해왔다.

정 수석은 한 후보자에 대해 “정책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과 균형 잡힌 조정 능력을 갖췄다”면서 “특히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와 국회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하여 환경 분야 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신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해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해군 제2함대사령관, 해군 작전사령관 등 작전 분야 핵심 직위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정 수석은 한 신임 처장에 대해서는 “특히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으며, 해군 유자녀 지원, 고엽제 피해자 보상 등 보훈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 처장에게 “그동안 보여준 뛰어난 리더십과 보훈 정책에 대한 이해, 군인으로서의 투철한 사명감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대한 합당하고 책임있는 지원, 독립·호국·민주 3대 영역 간의 균형을 통한 국민통합 기여 등의 보훈 혁신 과제를 차질없이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3개 부처 내정자 중 법무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국무위원으로서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고, 국가보훈처장은 31일 자로 임명된다.

정 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오늘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표명이 있었다”는 내용의 브리핑도 했다.

▲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왼쪽부터)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정 수석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은 오늘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부담을 덜어드리고, 국정 일신의 계기로 삼아 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께서 백지 위에서 국정 운영을 구상할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이들의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투톱'인 노영민·김상조 실장은 오랜 기간 몸담은 만큼 물러날 때가 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노 실장은 2년 가까이, 김 실장은 1년 반 동안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게다가 노 실장은 최고위 참모로서 국정 상황 전반에 대해, 김 실장은 부동산 파동과 코로나19 백신 확보 논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불거진 상태다.

김종호 수석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논란 등과 관련해 주무 수석으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출신인 김 수석은 지난 8월 임명된지 넉달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의 사의 표명은 청와대 참모진의 대폭 개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사의 표명에 "숙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뒤숭숭한 정국을 조기에 수습하고 집권 5년 차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내달 초 이들 전원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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