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변창흠 국토·정영애 여가장관 임명안 재가...김현미 장관 퇴임

변창흠, 野 동의없이 임명되는 26번째 장관급
여가위, 정 후보자 만장일치 청문보고서 채택
김현미 국토부 장관, 3년6개월여 만에 퇴임

류수근 기자

webmaster@megaeconomy.co.kr | 2020-12-28 23:39:55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8일 오후 5시 17분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변 후보자와 정 후보자의 임기는 29일부터 시작된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제공]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는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됐으나 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석 26명 가운데 찬성 17표, 기권 9표로 통과시켰다.

각종 자질논란에 휩싸인 변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정조준한 야당은 "원천 무효"라며 반발했지만, 여당의 보고서 채택을 막지 못했다.

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민주당 의원은 전원 찬성했으나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을 거부하고 기권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으로 결격사유를 명시하는 조건부로 찬성했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선미 위원장석 주변에서 항의하는 가운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로써 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사실상 야당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임명되는 26번째 장관급 인사가 됐다.

20대 국회 회기 중 소관 상임위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총 23명에 이른다.

21대 국회가 시작된 후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채택됐으나, 모두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상임위에 불참한 채 이뤄졌다.

국토위는 변 후보자 청문보고서에서 "SH·LH 사장을 역임하며 주택공급·도시재생 등의 부동산정책을 일선에서 담당하며 직무를 수행해 국토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거 SH 사장 재직 당시 구의역 사고 피해자나 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은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블랙리스트 논란이나 특정 학회에 대한 수의계약은 공정성이 부족해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3년 반 동안 국토부를 이끌어온 '원년 멤버' 김현미 장관을 교체하고, 후임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을, 새 복지부 장관에는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을, 새 여가부 장관에는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을 각각 지난 4일 발탁됐다. [그래픽= 연합뉴스]
여가위의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가 청문회(24일)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등 무소신을 보였다며, 이를 부적격 의견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는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여가위는 정 후보자 청문보고서에서 "여성·가족정책 분야에서 여러 정책활동을 수행한 경험이 있고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적 대안 마련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장관의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청소년 정책에 대한 주목할 만한 정책 활동이 미흡해 보이고, 소극적인 정책 추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변 후보자, 정 후보자와 함께 지난 24일에 임기를 시작한 전해철 행정안전·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한편, 문재인 정부의 첫 국토부 장관을 지낸 김현미 장관은 28일 오후 이임식을 갖고 국토부를 떠났다. 취임 3년 6개월여만이다.

김 장관은 퇴임사에서 "저는 이제 미완의 과제를 남기고 떠난다"며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는 약속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게 돼 무척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127만가구 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31년 만에 임차인의 거주권을 2년에서 4년으로 보장하는 임대차 3법이 통과된 만큼, 머지않아 우리 국민의 주거 안정은 꼭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2017년 6월 23일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문재인 정부의 첫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한 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강남 집값이 뛰는 것은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단언한 뒤 8·2 대책과 9·13대책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거듭된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불안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더군다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시장에 유동성이 더 풀린 데다. 투자 수요가 규제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집값 상승세는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까지 번지며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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