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어 시제 5호기 최초비행도 성공…내년부터 양산
'위장도색' KF-21 5호기도 첫 비행 성공…하반기 공중급유 시험
단좌기 4대·복좌기 1대 모두 성공…마지막 6호기 6월 비행 예정
초음속비행‧무장분리 시험 등 이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내년부터 양산
류수근 기자
ryusk@megaeconomy.co.kr | 2023-05-17 21:34:42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한국형전투기 KF-21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획득에 이어 시제 5호기까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등 내년 첫 양산을 향한 시험비행 절차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 시제 6호기가 다음달 최초 비행에 성공하면 KF-21 비행시험 시제기가 모두 최초 비행의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제 5호기가 경남 사천의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해 남해 상공에서 오후 2시 19분부터 3시 4분까지 45분동안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국항공 이동규 수석이 시제 5호기 최초 비행을 조종했다.
시제 5호기가 최초 비행에 성공함에 따라 KF-21 단좌 시제기 4대 모두 최초 비행에 성공하게 되었다. KF-21 시제기는 조종사 1명이 탑승하는 단좌기 4대(1,2,3,5호기)와 조종석이 전·후방석으로 구분되어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하는 복좌기 2대(4,6호기)로 구성된다.
두 번째 복좌기인 마지막 시제 6호기가 다음달 최초 비행에 성공하면, 앞으로는 6대의 시제기를 활용해 한층 더 본격적으로 항공기의 비행가능 영역확장과 성능검증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시제 5호기는 동체와 꼬리날개 부분에 위장색상으로 도색해 기존 1~4호기의 도장과 차이를 뒀다. 앞으로 5호기는 주로 AESA 레이다 등 항공전자 성능검증 시험을 수행하며, 올해 하반기에는 공중급유시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KF-21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관으로 한국-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하는 4.5세대급 첨단 전투기로,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일본‧스웨덴‧공동개발(영국‧독일‧이태리‧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개발 중인 4.5세대 이상 첨단 초음속 전투기이다.
KF-21은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으로, 2001년 8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시작된 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사업 타당성 분석, 탐색개발, 작전요구성능(ROC)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2015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2021년 4월 9일 시제 1호기의 조립을 완료해 출고했고, 이후 각종 지상시험 및 비행 준비 절차를 거친 후 지난해 7월 19일 오후 4시13분 시제 1호기의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한국형전투기 개발 성공은 한 단계 더 가까워지면서 국내 항공기술의 새로운 도약과 첨단 강군으로의 비상을 상징한다.
‘KF-21’은 공군이 정한 KF-X의 고유명칭으로,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공군은 KF-21의 통상명칭을 공군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보라매’로 정했다. ‘보라매’는 공군이 공모를 통해 정한 KF-X의 통상명칭으로, ‘미래 자주국방을 위해 힘차게 비상하는 한국형 전투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제 1호기 최초 비행 후 지난해 11월 10일 2호기, 올해 1월 5일 3호기, 올해 2월 20일 시제 4호기에 이어 이번에 5호기까지 활주로를 박차고 비상에 성공했다.
KF-21은 2021년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병행해 지상시험에서는 내구성, 소음 및 진동, 구조 건전성 등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고, 비행시험에서는 초음속 비행, AESA레이다 등의 첨단 항전장비 성능검증, 공대공 무장 분리 시험 등의 시험을 수행했다.
특히, KF-21은 올해 1월 17일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며 음속영역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 형상을 갖춘 항공기로는 최초의 음속 돌파 성공이었다. 과거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골든이글)이 음속 돌파했던 사례(2003년)가 있으나, T-50은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됐었다.
이어 올해 3월 4일부터 AESA 레이다를 탑재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비행시험에 착수했다. AESA(능동형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다는 안테나에 약 1천여 개의 소형 송수신 모듈을 장착하고, 전파위상을 조정해 전자적으로 레이다 빔을 조향하는 레이다이다.
올해 3월 28일엔 시제 2호기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Meteor) 시험탄에 대한 무장분리 시험을, 시제 3호기가 100여발의 공중 기총발사 시험을 각각 수행했다.
이처럼 KF-21은 약 2년에 걸친 다양한 지상시험과 약 200회의 비행시험을 통해 항공기 속도, 전투 행동반경, 이‧착륙 거리 등 260여 개 시험항목에 대한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 결과 방위사업청은 지난 15일 “KF-21이 내년도 최초 양산 착수를 위한 주요 절차인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이란 항공기나 함정과 같이 개발에서 최초 생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무기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연구개발 중에 양산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로. 소형무장헬기(LAH), 초음속 고등 훈련기(T-50) 개발 시에도 적용된 바 있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획득으로 내년도 최초 양산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KF-21은 앞으로 후속 시험평가를 진행해 비행영역 확장 및 항공전자 성능 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공중급유, 공대공 미사일 유도발사, 전자전 장비 등의 시험도 진행함으로써 2026년에 최종적으로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할 예정이다. KF-21은 내년부터 최초 양산에 들어가고 2026년 하반기부터 공군에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국산화율은 양산 1호기 기준 65%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골든이글)의 국산화율은 5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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