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2인 판사출신 김진욱·검사출신 이건리 추천...이르면 내달 공수처 출범
추천위,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66일만 野측 퇴장 속 의결
2인 증 대통령이 낙점하면 인사청문회 거쳐 초대 처장 임명
류수근 기자
webmaster@megaeconomy.co.kr | 2020-12-28 21:19:57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우여곡절 끝에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추천됐다.
이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논란을 뒤로 하고 공수처는 역사적 출범을 눈앞에 두게 됐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6차 회의를 열고 판사 출신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54·사법연수원 21기)과 검사 출신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57·16기) 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지난 7월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66일만에 말그대로 천신만고 끝에 후보 2인의 추천이 이루어진 것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이들 중 한 명을 대통령이 낙점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으로 임명한다. 인사위원회 구성, 수사처 검사 임명 등 후속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달 중순께 공수처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천위 의결은 야당인 국민의힘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와 한석훈 성균관대 교수가 퇴장한 가운데 절차가 진행됐다. 그러나 개정 공수처법에 따라 나머지 추천위원 5명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정족수가 성립됐다.
김진욱 선임연구관은 1차 투표에서 5표를 얻었고, 2차 투표에서 이건리 부위원장이 5표를 받았다.
대구 출신에 보성고·서울대 고고학과를 나온 김 선임연구관은 1995년 법관으로 임용됐고, 1998∼2010년에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헌재 헌법연구관을 거쳐 선임연구관으로 근무 중이다.
김 선임연구관은 변호사 시절인 1999년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의 '취중 실언'으로 촉발된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특검에서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옷로비 의혹과 함께 특검제도 도입 후 최초의 특검 실시 사례였다.
전남 함평 출생으로 전주고·서울법대를 졸업한 이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검사장을 지냈다.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끝으로 2013년 퇴직했다. 변호사 개업 이후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고, 현재 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2명 모두 당연직 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한 인사다. 정치적 편향 논란을 의식해 여야 정치권 및 추미애 법무장관이 추천한 후보들은 제외되고, 비교적 정치적 중립지대에 속한 인사들로 압축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회의 직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리더십과 책임감 등이 골고루 고려됐다"면서 "검찰 출신은 안된다는 획일적 논의보다는, 공수처를 잘 이끌 수 있느냐가 고려돼 검찰·비검찰 모두 추천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여러 이유로 늦었지만, 늦게나마 훌륭한 두 분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수처장 최종 후보 2명이 확정되면서 공수처 출범 일정도 속도가 붙게 됐다. 공수처를 '1호 공약'으로 앞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낙점 절차를 최대한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연내에 후보를 정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인사청문회와 차장 제청, 인사위원회 구성, 수사처 검사 임명 등의 후속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공수처 출범도 가능하다.
그러나 공수처와 관련한 논란은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다.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공수처장 후보 선정이 끝내 여야 합의로 타결되지 못한 데다.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로 지리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공수처장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해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비토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에 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도 여당 주도로 이뤄진데 대해 국민의힘은 법적 대응으로 나설 참이다. 이미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이어 의결 무효소송과 가처분 및 위헌법률심사 제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할 태세다.
그럼에도 이제 초대 공수처장의 탄생과 공수처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둘 중 누구를 초대 공수처장으로 낙점할지, 그리고 초대 공수처장이 공수처를 국민의 신뢰 받는 부패척결기구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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