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좌' 노재승, 과거 발언 논란에 尹 공동선대위원장 사흘만에 사퇴

"거친 문장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1-12-09 21:03:56

국민의힘의 ‘비니좌’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이 부정적 여론을 넘지 못하고 공식 임명된지 사흘만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노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성 당시 상황과 이유와 관계없이 과거에 제가 작성했던 거친 문장으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 과거 발언들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로써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여성 차별·독재 찬양 발언 등이 문제가 돼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의 영입이 불발된 데 이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한 '비니좌' 노씨 역시 과거 발언과 관련한 논란으로 물러나며 내상을 입게 됐다.

이날 노씨는 “최근 불거진, 과거 제 소셜미디어에 남겼던 글에 대한 논란은 해명보다는 인정을, 사과를 해야 했지만 아직 덜 자란 저의 마음은 미처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중도 하차를 하지만 정치적 배경이 없는 저의 임명을 통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청년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시야가 과거에 비해 더 넓어졌음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유권자의 위치로 돌아가 제가 근거리에서 확인한 윤석열 후보의 진정성을 알리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사퇴의 변을 맺었다. 이날 오후 3시 40분 KBS에서 방송될 예정이었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당 정강·정책 TV 연설은 그의 거취 논란 속에 전격 취소됐다. 노씨는 사퇴와 함께 정강·정책 연설을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전했다.

노씨는 이 연설과 관련해 “이 메시지는 비니좌 노재승이 아닌 평범한 30대 청년의 목소리라 여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씨는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오전까지만 해도 그만둔다고 하지 않았는데 심경 변화에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선대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연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지, 제가 바라는 정권교체 방향과 맞는지 고민을 하게 됐다”며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계속 더 붉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을 유지하면서 해명활동을 계속 한다면 그건 오직 저의 명예회복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노씨는 윤석열 대선후보와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나누지 못했다”며 “후보님께서 워낙 일정이 바쁘시기 때문에. 하지만 후보님께서 제가 중간에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거에 대해서도 양해를 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향후 정치활동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선거를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정치권에 남지 않고 사업체에 돌아가서 현업으로 복귀하는 게 원래 정해진 길이었다”며 “이렇게 큰 홍역을 치르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37세 청년 사업가인 노씨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일명 ‘비니모자’를 쓴 채 유세차를 타고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로 SNS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노씨는 2030 청년들이 왜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며 큰 반향을 얻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김구 선생, 정규직 등과 관련한 과거 SNS의 거친 글들이 잇따라 알려지며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고 결국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지난달 30일 영입됐던 육사 출신의 30대 군사전문가인 조동연씨도 불거진 과거 사생활 논란에 힘들어하다 사흘만에 사의를 표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결국 여야 모두 선대위의 중책을 맡은 인물들이 임명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물러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재 영입’ 속도전이 나은 부실 검증 결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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