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선 다누리, 임무기간 2년 연장 확정…달 착륙후보지 50곳 이상 촬영 등 추가 임무 수행
임무운영 기간 당초 23년 말까지서 25년 말까지로 2년 연장
지구-달 전이 과정서 성공적 발사‧관제‧항행으로 연료절감 성공
2025년 두 차례 개기월식에 배터리 방전될 가능성은 변수
연장기간에 영상획득 지역 확대‧보완관측‧추가 검증시험 등 시행
류수근 기자
ryusk@megaeconomy.co.kr | 2023-06-28 19:58:21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임무기간을 연장하며 이름에 담긴 의미 대로 ‘달을 남김없이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7일 달 탐사 사업 추진위원회를 통해 다누리의 임무운영 기간을 당초 계획인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그간 다누리의 관측 결과와 잔여 연료량, 연구자들의 요구를 종합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다누리의 임무기간은 당초 계획이었던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에서 2025년 12월까지 3년 간으로 세 배나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국내 최초 달 뒷면 촬영 등 다누리의 관측결과가 우수하고 임무수행을 위한 연료량도 여유가 있다며 달 탐사 연구성과 확대를 위한 임무기간 연장을 요구해왔다.
당초 계획된 1년의 임무운영 기간에는 제한된 범위의 자료획득만 가능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임무기간을 연장하면 달 표면 촬영 영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자기장측정기‧감마선분광기의 보완관측을 진행하는 등 성과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무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잔여 연료량이 최대 관건이다. 그런데 다누리는 지구-달 전이 과정에서 성공적인 발사‧관제‧항행으로 약 30kg의 연료를 절약했다. 전이 과정에서 당초 최대 202.64㎏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72.92kg만 소모해 임무운영 간 연료의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예상된다.
항우연은 임무기간 연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누리의 잔여 연료량과 본체 부품에 대한 영향성을 분석했으며 그 결과 2025년까지 연장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임무궤도 진입 후 작년 12월 27일 기준 다누리의 잔여연료량은 약 86kg이었다. 연간 연료사용량이 약 26~30kg인 것을 고려하면 2년의 임무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본체 부품도 임무연장 시 태양전지판과 배터리가 노후화되는 2025년에 일간 임무시간이 단축되는 것 외에는 2025년까지 임무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25년에는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한 개기월식이 두 차례(25년 3월 14일과 9월 7일) 있을 것으로 예상돼 다누리의 배터리 방전으로 임무수행이 조기종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태양전지판의 생성 전력과 배터리 용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줄어든다. 내년까지 2년 동안은 하루종일 운영이 가능하지만 2025년에는 하루 최대 16시간까지만 임무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항우연은 예상했다.
이같은 판단 자료를 근거로 달 탐사 사업 추진위원회는 다누리의 임무운영 기간을 2년 연장한 ‘달 궤도선 다누리 임무운영 기간 연장 및 향후 운영계획안’을 이날 심의‧확정했다.
다누리에는 6개의 탑재체가 실려 임무를 수행 중인데, 미 항공우주청(NASA) 탑재체(섀도우캠)를 제외한 5개의 과학탑재체는 국내의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직접 개발한 것이다.
다누리는 올해 12월까지는 당초 계획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기술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고, 내년부터 연장된 2년 동안에는 영상획득 지역을 확대하고 보완관측 및 추가 검증시험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탑재체별 임무운영 계획을 보면,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 개발)는 올해 달 착륙 후보지 43곳 촬영에 이어, 임무연장 기간에는 50곳 이상의 달 착륙 후보지를 추가 촬영하고 달 중위도(+60°~-60°) 지역도 전체 촬영할 예정이다.
‘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개발)는 올해 달 중위도 지역(+60°~-60°)의 편광영상을 얻은 데 이어, 임무연장 기간에는 60°이상 달 고위도 지역의 편광영상도 획득할 계획이다.
‘자기장 측정기’(경희대 개발)는 올해 달 주변 자기장 측정자료를 얻은 데 이어, 임무연장 기간에는 보다 자세한 자기장 지도와 달 내부구조‧형상 획득을 위한 달 주변 자기장 보완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은 올해 감마선‧방사선 자료 획득으로 5종의 원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무연장 기간에는 감마선‧방사선 보완관측을 통해 10종 이상의 원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섀도우캠’은 올해 달 위도 81.5° 이상의 고위도 지역 내 주요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할 계획이고, 임무 연장기간에는 달 위도 75° 이상의 전 지역을 촬영할 예정이다.
‘우주인터넷 탑재체’(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개발)는 올해 자료전송 기술검증시험을 실시하고, 임무 연장기간에는 탑재체 성능유지 검증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다누리 임무운영을 통해 획득한 탐사자료는 2026년까지 달 착륙 후보지 3차원 지형 영상, 달 표면 원소‧자원 지도 등을 제작하는데 활용하고, 국내 연구자들이 창의적인 융합연구를 수행하는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달, 화성, 소행성 등 우주탐사 시 생성되는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석까지 수행할 수 있는 우주탐사 자료시스템도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과기정통부 조선학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이번 임무운영 기간 연장을 통해 ‘다누리’라는 이름 그대로 남김없이 달을 누리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다누리가 연장된 기간까지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따라 2016년부터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다누리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심우주 항행에 필요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의 궤도운영능력을 확보하고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으며, 심우주 통신에 필수적인 직경 35m의 대형 심우주 통신용 안테나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다누리는 과기정통부의 달 탐사선 명칭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이름이다. 순 우리말인 ‘달’과 누리다의 ‘누리’가 더해진 이름으로, 달을 남김없이 모두 누리고 오길 바라는 마음과 최초의 달 탐사가 성공적이길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이후 정상적으로 분리된 뒤 탄도형 달 전이궤도(BLT)에 진입했다.
이후 성공적 궤적수정으로 당초 예상했던 총 9회보다 5회나 적은 최종 4회의 궤적수정기동(TCM)만으로 같은 해 12월 27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발사한 지 4개월 22일만이었다.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최종 성공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달 궤도선을 개발해 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진정한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하며 7번째 달 탐사 국가로 도약했다.
당초 다누리는 임무궤도 진입 과정에서 총 5회의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LOI)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3회의 수행만으로 목표 궤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다누리는 TCM, LOI 횟수 감소 등의 성공적인 여행으로 항행 과정에서 연료를 예상(260㎏)보다 65%인 167㎏의 연료만 사용하며 93kg나 절약할 수 있었다.
다누리는 전이궤도 항행 중이던 22년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24만km 거리에서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구와 달이 함께 있는 사진을 촬영했고, 다른 탑재체인 자기장측정기는 다누리 발사 후 약 5시간 뒤, 지구자기장의 경계면(자기권계면)을 관측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다누리는 또 올해 1월 2일부터 2월 3일까지 약 1개월 간의 시운전운영기간 중, 달 임무궤도(달 상공 약 100km) 상에서 달 표면을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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