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동반 지방간, 간암·소화기암 위험↑…4만4000명 추적 결과 발표
알코올성 간질환 간암 12배·식도암 6배…장기 추적서 위험 차이 확인
여성 대사이상 지방간 전체 암 1.2배·부인과암 1.5배…맞춤 관리 필요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11-04 19:53:52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음주가 동반된 지방간 환자는 간암뿐 아니라 식도암과 위암 발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약 12배 높았다.
지방간을 단순히 간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음주 습관과 대사질환 동반 여부에 따라 암 발생 위험을 구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소화기내과 박하나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성인 4만3994명의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지방간 유형별 암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2010~2011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을 중앙값 기준 약 10.5년간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거트 앤 리버(Gut and Liver)'에 게재됐다.
연구에서는 복부 초음파로 확인한 지방간을 음주량과 대사질환 동반 여부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음주량은 적지만 비만·당뇨병 등 대사 문제가 동반된 '대사이상 지방간(MASLD)', 대사이상과 음주가 함께 나타나는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MetALD)', 음주량이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알코올성 간질환(ALD)'이다.
분석 결과, 지방간 유형에 따라 간암 발생 위험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은 약 2배였다.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은 약 7.9배, 알코올성 간질환은 약 12배로 높아졌다.
간암뿐 아니라 상부 소화기관에서 발생하는 암에서도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식도암 발생 위험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약 6배, 위암은 약 2.4배 높았다.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 역시 위암 발생 위험이 약 1.6배 높게 나타났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은 알코올성 간질환군에서 약 1.4배 높았다.
연구진은 음주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암 위험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음주량은 많지만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를 비교한 결과,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은 약 5.2배 높았다. 식도암과 위암 등을 포함한 상부 위장관암 발생 위험도 약 2배 높았다.
이는 음주 습관뿐 아니라 실제 지방간 발생 여부도 암 위험을 평가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여성의 경우 음주량이 적더라도 대사이상 지방간이 있으면 전체 암 발생 위험이 약 1.2배, 부인과암 발생 위험이 약 1.5배 높았다. 다만, 여성 중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과 알코올성 간질환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매우 적어 해당 유형의 암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혈액검사 결과로 계산하는 간 섬유화 점수도 암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FIB-4와 SAFE 점수가 높을수록 암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나이를 보정하면 이러한 연관성은 약해졌지만, 점수가 가장 높은 구간에서는 독립적인 연관성이 유지됐다. 특히 SAFE 점수는 나이 외에 추가적인 위험 예측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진은 이들 지표가 향후 암 발생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성인 약 4만4000명을 10년 이상 추적해 지방간 유형별 암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음주를 동반한 지방간이 암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을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연구팀은 지방간 진단 과정에서 음주량과 대사질환 동반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환자의 위험 수준에 맞는 관리와 검진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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