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융 조이자 취약차주 연체율 10.4% 급등…가계빚 '2차 뇌관' 터진 2금융권
한은 "취약차주 연체율 10.39% 달해"…일반 가계의 10배 넘어 '두 자릿수' 고착화
은행권 총량 옥죄자 보험·상호금융 '규제 차익' 쏠림…석 달 새 보험 가계대출만 2.7조 폭증
부동산 PF 부실 겹쳐 단위조합 자본잠식 위기…땜질식 총량 통제 벗고 감독 일원화 시급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09-26 19:08:35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통제와 가산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대출 수요가 상호금융과 보험권 등 제2금융권으로 쏠리는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금융 시스템의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강타하고 있다.
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한 주택 실수요자와 다중채무자가 비은행권으로 대거 밀려난 가운데, 취약 가계의 연체율이 10%대를 넘어서며 건전성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 정리 지연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 위에 비은행권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까지 얹히면서 2금융권이 가계부채의 ‘2차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 취약 가계 연체율 10.39% '두 자릿수'…보험 가계대출 석 달 새 2.7조 급증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 차주인 취약 가계의 대출 연체율은 10.39%를 기록했다. 이는 일반 가계 대출 연체율(0.98%)의 10배를 웃도는 수치로, 과거 금리 인상기 수준을 크게 상회하며 2년 넘게 두 자릿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부실 징후는 은행권의 대출 문턱 강화 이후 2금융권 전반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간 시점과 일치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직후인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보험업권 가계대출 잔액은 2조 6624억 원(7월 잠정치 포함) 급증했다.
특히 급전이 필요한 서민과 차주들이 몰리며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 같은 기간 2조 4647억 원 늘어나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8월 28일 발표한 상반기 결산에서도 상호금융권의 전체 연체율은 5.87%로 지난해 말 대비 1.02%포인트 뛰었고,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0.17%, 상호금융 조합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8.03%로 8~10%대에 진입하며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
◇ 규제 비대칭이 부른 '차주 질적 악화'와 위험 전이
비은행권 건전성이 급격히 무너지는 이면에는 1금융권과 2금융권 간 규제 비대칭에 따른 ‘규제 차익’이 자리 잡고 있다. 은행권이 연간 총량 한도를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유주택자 주담대 취급을 사실상 중단하자, 한도가 깎인 차주들이 상호금융권 집단대출과 보험사 약관대출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비은행권으로 유입된 차주의 신용 위험도는 급격히 높아졌다. 은행에서 밀려난 차주 대다수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한계에 도달한 다중채무자이거나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선까지 대출을 일으킨 한계 차주들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대출금리 상승(5개월 후)을 거쳐 취약계층의 연체율 상승(9개월 후)으로 전이되는 속도가 일반 차주(15개월 후)보다 훨씬 빠르다고 분석했다.
비은행 금융사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취급한 대출이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 고갈과 맞물려 부실 채권으로 되돌아오는 구조적 덫에 걸린 셈이다.
◇ 부동산 PF 잔존 부실과의 연쇄 충돌…2금융권 자본확충 압박
더욱 심각한 대목은 가계대출 연체 위험이 수년간 2금융권을 짓눌러온 부동산 PF 잔존 부실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해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를 독려하고 있으나,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괴리로 채권 회수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PF 사업장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이미 자기자본비율이 깎여 나간 지방 중소 금융사와 영세 조합들은 이제 가계대출 부실화에 따른 충당금까지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적자가 누적된 일부 기관의 경우 순자본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며 자본잠식 위기에 노출돼 있다. 자본력이 취약한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가 지역 단위의 예금 불안 심리를 자극해 급격한 자금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 선제적 건전성 관리와 비은행 감독 정합성 확보 과제
금융당국은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영세 상호금융 조합과 지방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부실 채권 상각 및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유도하는 한편, 경영개선권고 등 적기시정조치 요건에 해당하는 단위조합에 대해서는 인근 우량 조합과의 합병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올 하반기 중 부실 위험이 높은 30여 개 금고의 단계적 합병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은행권 창구를 일시적으로 조이는 미시적 총량 통제만으로는 자금이 규제 완충 지대로 이동하는 구조적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상호금융과 보험업권 등 비은행권의 여신 심사 기준을 1금융권 수준으로 일치시키는 규제 정합성 확보와 함께, 누적된 잠재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용 경색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비은행권 감독 체계의 실질적 통합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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