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금머니·①] 증권사 IRP·연금저축 ‘순입금 경쟁’…타사 연금 유치전
KB 최대 150만원·삼성 100만원…타사 연금 옮기는 고객에 혜택 집중
미래에셋 이전액 1.5배·랩 가입 땐 3배…한국투자 IRP 반년 새 45.8%↑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10-06 18:33:56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연말을 앞두고 세액공제 한도를 채우려는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고객 확보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 계좌를 만드는 고객뿐 아니라 기존 계좌에 돈을 더 넣거나 다른 금융회사에서 연금자산을 옮겨오는 고객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타사 이전액을 최대 2배 우대하고 특정 상품 가입 시 이벤트 인정금액을 3배까지 높이는 방식도 등장하면서 연말 연금시장이 ‘순입금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IRP와 연금저축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납입과 순입금, 타사 연금 이전, 디폴트옵션 지정 등에 따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4분기 연금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연말 세액공제 수요가 있다.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600만원, IRP를 합치면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6.5%, 이를 초과하면 13.2%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올해 세액공제 한도를 아직 채우지 못한 투자자라면 연말까지 추가 납입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신규 고객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추가 납입액과 다른 금융회사에 있는 연금자산까지 끌어올 수 있는 시기다.
◊ KB, 타사 이전 2배 인정…최대 150만원
KB증권은 오는 12월 31일까지 ‘2026 연금 순입금(이전) 이벤트 시즌4’를 진행한다. IRP와 연금저축 계좌의 순입금액과 타사 이전 금액, 금융상품 매수 실적 등에 따라 혜택을 차등 제공한다.
특히 연금저축에서는 다른 금융회사에서 옮겨온 연금 이전액을 이벤트 실적 산정 때 2배로 인정한다. 순입금 규모 등에 따라 최대 1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고 신규·휴면 고객과 기존 고객에게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쿠폰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혜택을 받으려면 내년 1월까지 일정 잔고를 유지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순히 자금을 입금하거나 이전했다고 최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닌 만큼 세부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미래에셋, 개인연금 이전액 1.5배…랩 가입하면 3배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말까지 IRP와 개인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입금·이전 이벤트를 진행한다.
IRP는 타사 연금 이전과 퇴직금 입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만기자금의 연금계좌 전환액을 합산한 뒤 출금액을 제외해 순입금액을 계산한다. 일반적인 신규 입금액은 이벤트 실적에서 제외된다. 순입금액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은 1만원, 3000만원 이상은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개인연금에서는 타사 연금 이전과 ISA 연금 전환을 우대한다. 순입금액의 1.5배를 이벤트 인정금액으로 계산하며 개인연금 랩에 가입하면 3배로 인정한다. 인정금액이 600만원 이상이면 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기 시작해 3억원 이상이면 최대 100만원까지 혜택이 커진다.
단순 계산하면 1.5배를 적용받는 고객은 실제 순입금액 2억원, 개인연금 랩 가입으로 3배를 적용받는 고객은 1억원을 순입금하면 최대 혜택 기준인 인정금액 3억원에 도달한다. 실제 혜택 적용 여부는 이벤트별 세부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퇴직금 입금은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은 1만원, 3000만원 이상은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 처음 입금하는 고객은 이벤트 신청과 디폴트옵션 지정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순입금액이 1원 이상이어도 3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삼성, 신규보다 타사 이전 혜택 키워…최대 100만원
삼성증권은 오는 31일까지 연금저축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저축 점프-업!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규·저잔고 고객을 위한 ‘Welcome 이벤트’, 장기간 입금이 적었던 고객 대상 ‘Re-start 이벤트’, 다른 금융회사의 연금저축 자산을 가져오는 ‘타사이전 이벤트’로 구성했다.
연금저축 계좌를 처음 개설하거나 지난 7월 31일 기준 잔고가 10만원 미만인 고객은 이벤트 기간 100만원 이상을 순입금하면 1만원 상당의 모바일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2025년 1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연금저축 순입금액이 10만원 미만이었던 고객은 이벤트 기간 300만원 이상을 순입금하면 1만원 상당의 모바일상품권을 받는다.
혜택 규모가 가장 큰 것은 타사 이전이다. 다른 금융회사에 보유한 연금저축 자산을 삼성증권으로 옮기면 이전금액 구간에 따라 최대 100만원 상당의 모바일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이전금액을 산정할 때 신규 입금과 ISA 전환금액, 퇴직금 등은 제외한다.
연금 서비스 경쟁도 병행하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엠팝(mPOP)’에 연금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연금 홈’을 운영하고 IRP·DC·연금저축 계좌에서는 ‘ETF 모으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 한국투자 IRP 10.8조…반년 만에 45.8% 증가
한국투자증권은 디폴트옵션과 거래비용을 활용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IRP 고객이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면 네이버페이(Npay)와 신세계 등 원하는 종류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연금저축 고객에게는 온라인 매매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연금자산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한국투자증권의 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7조 430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조 8312억원으로 3조 4010억원 늘었다. 6개월 만에 45.8% 증가하며 10조원을 넘어섰다.
◊ 신규 가입 넘어 타사 연금까지…증권사 ‘순입금 경쟁’
증권사별 이벤트를 비교하면 공통점이 뚜렷하다. 단순히 계좌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에 있는 연금자산을 실제로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KB증권은 타사 연금 이전액을 2배로 인정하고 미래에셋증권은 개인연금 타사 이전·ISA 전환액을 1.5배, 개인연금 랩 가입 시 3배까지 인정한다. 삼성증권 역시 신규·복귀 고객에게는 1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타사 연금저축 이전 고객에게는 최대 100만원으로 혜택 규모를 키웠다.
◊ 세액공제만 보고 옮기면 안 돼…혜택보다 장기 운용조건 따져야
투자자가 주의할 부분은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납입 조건과 증권사 이벤트에서 인정하는 입금 조건이 같지 않다는 점이다. 연금계좌에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원을 채웠다고 해서 모든 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이 타사 이전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연금계좌는 한번 유치하면 장기간 거래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계좌 안에서 ETF와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로 연결될 수 있다. 단순히 계좌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실제 연금자산을 가져오는 것이 증권사에는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 역시 일회성 상품권만 보고 연금계좌를 옮기기보다는 장기간 운용에 필요한 조건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수수료와 투자 가능한 상품, ETF·펀드 거래 편의성,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장기적으로는 이벤트 혜택보다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세액공제를 위해 유입되는 연말 자금에 기존 연금자산의 이전 수요까지 겹치면서 증권사들의 경쟁도 ‘계좌 수’에서 ‘실제 연금자산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자에게도 연말은 단순히 세액공제 한도를 채우는 시기를 넘어, 흩어져 있는 연금계좌와 운용 현황을 점검할 기회다. 올해 추가로 납입할 금액과 이전할 자산이 있다면 이벤트 혜택뿐 아니라 이전 후 수수료와 상품 선택권, 장기 운용 편의성까지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연금계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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