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손 뻗은 쌍방울그룹…인수 의지 '진정성' 기대해도 될까
지난해 무산된 이스타항공 인수자금 1200억에 추가 실탄 확보 예상
특장차 기업 ‘광림’과 시너지 관측도...계열사 주가 일제히 '上'
김형규
hgkim@megaeconomy.co.kr | 2022-04-01 18:27:11
원점으로 돌아간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쌍방울그룹이 뛰어들었다.
앞서 회생계획안을 배제당한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의사를 접지 않은 상황에서 쌍방울그룹의 인수전 합류로 쌍용차 매각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쌍방울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광림은 1일 오후 6시 쌍용차 인수 보도 관련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광림은 성석경 대표이사 명의로 "사업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쌍용자동차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향후 우선협상자선정이나 계약체결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공시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공시했다.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쌍방울그룹은 쌍용차의 매각주간사인 EY한영에 쌍용차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29일 서울회생법원이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배제를 결정하면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지 이틀 만이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기업인 ‘광림’을 중심으로 그룹사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무산된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광림·아이오케이·미래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12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한 쌍방울그룹은 다른 계열사가 추가로 합류한다면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쌍방울그룹에선 쌍용차 인수를 위해 광림과 아이오케이, 나노스가 태스크포스 팀을 꾸린 상태로 알려졌다. 아이오케이는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이며 나노스는 광학 전문 제조사다.
광림은 유압크레인과 청소차, 소방차 등 특장차 전문 제조사로서 완성차 업체를 그룹 내에 확보한다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광림이 최근 미국 기업과 특수차량의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플랫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쌍용차 인수에 더욱 적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노스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의 광학필터와 홀 센서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력 기종에 꾸준히 납품하고 있으며 쌍방울그룹에는 지난 2016년 인수됐다.
이번 쌍용차 인수전 태스크포스팀에 포함된 광림과 나노스가 컨소시엄 구성원으로도 이어진다면 두 그룹사의 활약이 전망된다.
이스타항공 인수전 때에도 컨소시엄의 주축이었던 광림은 나노스의 지분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시가총액 1조 원가량이던 코스닥 상장사 나노스의 광림 지분 48%를 담보로 대출받아 이스타항공 인수자금을 충당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광림 컨소시엄이 확보했던 현금과 나노스 주식담보대출 등을 합치면 대략 5000억 원가량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는 현재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과도 가까운 규모다. 에디슨모터스가 자금 조달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회생채권 약 5470억 원 중 1.75%만 현금 변제하고 98.25%는 출자 전환하는 내용으로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바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29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배제당했으나 아직 쌍용차 인수 의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계약자 지위 유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과 계약이행보증금 가압류 신청을 진행 중이다.
한편 삼정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현재 영업손실이 2607억 원, 당기순손실은 2578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회사의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9011억 원이나 더 많은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에 대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이 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쌍용차는 오는 10월까진 인수기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인수자금에는 5000억 원대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서 광림·쌍방울·나노스·아이오케이·미래산업 등 상장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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