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한양도성 성곽 북측면 구간 전면 개방...'김신조 사건' 이후 52년만에

인왕산-북악산-북한산 잇는 '한북정맥' 산행 가능해져

류수근 기자

webmaster@megaeconomy.co.kr | 2020-11-01 18:44:54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북악산이 ‘김신조 사건’ 이후 52년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1968년 ‘1·21 사태’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이 둘레길로 조성되어 1일 오전 9시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이번 북악산 개방으로 서대문구 안산에서 출발해 ‘인왕산 ~ 북악산 ~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중단없이 탐방할 수 있게 됐다.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의 탐방로를 걷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번 개방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면도 개방될 예정이다. 


개방을 하루 앞둔 전날(31일) 문 대통령은 직접 개방지역 둘레길을 등반하며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산행에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배우 이시영씨, 종로구 부암동에서 30여년간 거주한 주민 강신용(63)씨, 부암동에서 태어난 정하늘(17)양 등이 함께했다.
 

▲ 북악산 지역 단계별 개방 개념도. [사진= 대통령경호처 제공]


문 대통령은 먼저 북측면 제1출입구인 부암동 토끼굴에 도착해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북악산 관리현황을 보고 받았고, 이후 관리병에게서 열쇠를 건네받아 철문을 열었다.


이어 청운대 안내소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으로부터 북악산 개방 준비과정과 관리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청운대 쉼터에서 2022년 예정된 북악산 남측면 개방 계획을 두고 환담을 나눴다.


이번에 북악산이 개방됨으로써,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서울 도심 녹지 공간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물론, 산악인의 오랜 바람인 백두대간의 추가령에서 남쪽으로 한강과 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이 오롯이 이어지게 됐다. 
 

▲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 탐방로가 52년 만에 개방된 1일 오전 곡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악산에 단풍이 물들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양도성 성곽에서 북악스카이웨이 사이의 북악산 개방을 위해, 대통령 경호처는 그동안 국방부와 문화재청·서울시·종로구 등과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존 군 순찰로를 자연 친화적 탐방로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철거된 폐 군시설 및 콘크리트 순찰로는 약 1만㎡의 녹지로 탈바꿈했고, 탐방로에 있는 일부 군 시설물들은 기억의 공간으로 보존됐으며, 쉼터.화장실 등 시민휴식공간도 조성됐다.


특히, 청운대 쉼터에서 곡장 전망대에 이르는 300m 구간의 성벽 외측 탐방로가 개방되어, 탐방객들이 한양도성 축조 시기별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한양도성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군에서는 성곽 주변의 철책을 대폭 조정하고 새로운 경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 북악산 개방 지역 풍경. 왼쪽 맨위부터 아래로 새로 개방된 한양도성 우측면(북악산 북측면), 군 순찰로를 보완해 만든 탐방로, 시대별 성벽 축조기술을 볼 수 있는 한양도성 외벽, 곡장 전망대와 새로 설치된 목재계단. 오른쪽 맨위부터 아래로 북측면 신규탐방로에 식재한 북악산 자생 산벚나무, 북악산에서 내려다 본 풍경, 곡장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마련된 목재계단, 곡장에서 내려다 본 광화문 일대 전경. [사진= 대통령경호처 제공]


종로구는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부터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와 연계된 북악산 둘레길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나아가 인왕산·북악산 차 없는 거리, 시민 걷기대회, 한북정맥 탐방, 북악산 문화재 탐방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북악산 개방에 즈음해 방역당국은 단체산행 대신 개별산행을 권장하고, 2m 이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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