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 ‘보험범죄 방지 연구 포럼’ 출범…AI 보험사기 대응
보험사기 적발액 1조 1571억원…미적발 포함 약 9조원 추산
공·민영보험 정보 연계 추진…연구 결과 입법·제도 개선 연계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09-16 18:23:24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보험사기 적발액이 연간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국회와 정부, 수사기관, 보험업계가 지능화·조직화하는 보험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가동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를 활용한 새로운 범죄 수법까지 등장하면서 기관별로 흩어진 정보를 연계하고 이를 입법과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손해보험협회는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국회 보험범죄 방지 연구 포럼' 발족식과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손해보험협회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주관하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경찰청, 보험업계 등이 참여한다.
이번 포럼 출범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보험사기 문제가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액은 1조 1571억원으로 2021년 9434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적발 인원은 10만 5743명에 달했다.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까지 고려하면 전체 규모는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한다.
보험사기는 실손·건강보험 등이 포함된 장기손해보험에 집중됐다. 지난해 기준 보험사기 적발액 가운데 장기손해보험 비중이 44.7%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보험 22.4%, 생명보험 21.8%, 일반손해보험 11.2% 순이었다. 민영보험뿐 아니라 건강보험 급여까지 함께 청구되는 경우 공적 보험재정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범죄 수법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영수증이나 진단서 등을 단순 조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성형 AI 등을 이용해 보험금 청구서류와 이미지 등을 정교하게 위·변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응해 지난 6월 '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 구축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보험사기 혐의정보를 집중·공유하고 원본자료 대조를 위한 정보조회 체계를 활성화하는 한편 AI를 활용한 보험사기 패턴 분석과 위험지수 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의 'AI 기반 인슈어테크 플랫폼'을 전 보험권의 보험사기 방지 통합 인프라로 고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날 포럼에서도 정보 공유와 기관 간 공조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2부 세미나는 '보험사기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주제로 공·민영보험 간 정보 연계와 유관기관 공동 대응체계 구축 등 2개 연구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정영진 인하대학교 교수는 첫 번째 발표에서 공·민영보험 간 정보 연계 필요성과 실효성 있는 연계체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이보미 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보험사기 대응을 위한 기관 간 역할 분담과 공동 대응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포럼은 앞으로 전문가 세미나와 학술연구를 통해 보험사기 관련 법·제도 개선과 예방정책, 적발·수사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를 국회 입법과 연계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소병훈 의원은 "보험사기를 근절하는 것은 선량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보험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지키는 일"이라며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과 연구 결과가 실제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점식 의원은 "보험사기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우리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민생침해 금융범죄"라며 "보험범죄의 실태와 새로운 범죄 유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제도적 한계를 필요한 법률 개정과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의료기관과 정비업체, 브로커, 모집인 등이 연계된 조직적 보험범죄와 AI·딥페이크를 악용한 신종 수법을 언급하며 관계기관 간 혐의정보 공유와 관련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보험범죄는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국회와 정부, 수사기관, 연구기관, 보험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범부처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럼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발굴하고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와 수사협력을 강화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손해보험협회도 포럼 사무국으로서 보험범죄 대응체계 구축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정웅석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은 "보험사기가 지능화·조직화되면서 피해가 선량한 다수 보험가입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형사·법무정책 연구 역량을 활용해 보험사기 대응체계 혁신과 법·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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