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아이운용, 금융·반도체·지주 20개 종목에 분산투자 ETF 출시

주식 50% 이하·국채선물 결합해 DC·IRP 전액 투자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퇴직연금 투자
11일 한국거래소 상장…시장 상황 따라 비중 조정 가능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08-10 17:34:11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반도체에 금융·지주회사를 더하고 국채를 결합한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가 퇴직연금 시장에 나온다. 주식 포트폴리오에서는 반도체 비중을 60% 수준으로 가져가되 금융과 지주회사로 투자처를 분산하고, 전체 상품에서는 주식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해 확정기여형(DC)·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FOCUS 금융반도체지주채권혼합50액티브 ETF’를 오는 1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고 10일 밝혔다.

 

▲ [이미지=브이아이자산운용 제공]


이번 상품은 브이아이자산운용이 지난해부터 공모펀드를 통해 운용해온 ‘금·반·지’ 투자전략을 ETF로 확장한 상품이다. 금·반·지는 금융과 반도체, 지주회사의 앞글자를 딴 명칭이다.

주식 부문의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은 반도체 60%, 금융 20%, 지주회사 20%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금융회사, 두산 등 지주회사까지 약 20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다.

알려진 포트폴리오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각각 10%를 웃돌고 KB금융, 신한지주, 두산 등이 뒤를 잇는다.

다만 액티브 ETF인 만큼 이 같은 종목과 비중이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 상황과 기업별 투자 매력에 따라 운용사가 편입 종목과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박희윤 브이아이자산운용 투자솔루션본부장은 앞서 “기본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을 반도체 60%, 금융 20%, 지주 20% 수준으로 가져가는 전략”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금융·지주 비중을 높이는 방식의 리밸런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이 세 업종을 묶은 배경에는 각각 다른 투자 논리가 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겨냥한다.

금융주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가 투자 포인트다. 금융회사들이 자본비율을 관리하면서도 주주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자본을 돌려주는지가 기업가치 평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주회사는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보다 지주사 자체의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이른바 ‘지주사 할인’ 축소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질 경우 저평가가 완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반도체의 실적 성장과 금융·지주회사의 주주환원 및 가치 재평가라는 서로 다른 동력을 하나의 주식 포트폴리오에 묶은 셈이다.

다만 상품명에 금융·반도체·지주가 나란히 들어가 있지만 실제 기본 포트폴리오에서는 반도체가 60%를 차지한다는 점은 투자자가 확인할 부분이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을 경우 상품의 주식 부문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주 역시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질지가 중요하고 금리와 대손비용, 자본비율 등 금융업 특유의 변수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주회사의 경우 주가 할인 폭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재평가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할인율 축소가 지속될 수 있다.

이 상품이 일반적인 국내 주식형 ETF와 다른 부분은 나머지 포트폴리오에 채권 관련 자산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국내 주식 편입 비중을 전체 자산의 50% 이하로 관리하고 나머지는 3년 국채선물 근월물 바스켓 3종목에 투자한다.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금·반·지 종목을 통해 수익 기회를 확보하면서 주식 편입 비중을 제한해 변동성을 관리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퇴직연금 투자와도 직접 연결된다. DC와 IRP는 노후자금 보호를 위해 위험자산 투자 비중에 제한을 두고 있다. 이에 일반 주식형 ETF에 퇴직연금 적립금 전액을 투자할 수는 없다.

반면 FOCUS 금융반도체지주채권혼합50액티브 ETF는 주식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한 채권혼합형으로 설계해 DC·IRP에서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연금 투자자가 직접 주식형 ETF와 안전자산을 각각 고르고 비중을 맞추지 않아도 하나의 상품으로 국내 주식과 채권을 함께 보유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다만 ‘퇴직연금 100% 투자 가능’과 ‘안전자산’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ETF 자체는 시장가격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주식가격이 하락하거나 채권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국채선물을 활용한다는 점도 현물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과는 투자 방식이 다르다. 투자자는 상품명에 ‘채권혼합’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원금 변동 위험이 낮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할 때는 주식 비중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 수익률 상단을 제약할 수 있다. 예컨대 반도체와 금융주가 급등하더라도 전체 자산 가운데 주식 투자 비중은 절반 이하이기 때문에 해당 종목에 집중하는 순수 주식형 ETF와 상승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주가 하락기에 충격을 줄이는 것과 강세장에서 상승분 일부를 포기하는 것 사이의 선택인 셈이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이 이번 ETF를 내놓기 전 ‘금·반·지’ 전략을 공모펀드에서 먼저 운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브이아이 금·반·지 목표전환형 증권 투자신탁 1호[채권혼합]’은 약 2개월 만에 목표수익률에 도달해 목표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월 출시한 2호 역시 약 2개월 만에 목표전환을 마쳤다. 이후 3호까지 출시하며 같은 투자전략을 이어갔다.

기존 목표전환형 펀드는 금·반·지 등 국내 주식에 30% 이하, 국공채와 통안채 등 우량채권에 약 70%를 투자했다. 목표 기준가격 1060원에 도달하면 단기채 ETF와 초단기채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운용 대상을 바꾸는 방식이었다.

이번 ETF는 같은 금·반·지 투자 아이디어를 활용하지만 상품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운용전략을 바꾸는 기존 목표전환형과 달리 거래소에 상장해 투자자가 장중 직접 사고팔 수 있고, 액티브 운용을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금·반·지 내부 비중을 조절한다.

특히 퇴직연금에서 장기간 보유하려는 수요를 겨냥해 주식과 채권을 결합한 구조로 설계했다.

다만 기존 1·2·3호의 목표수익률 달성은 과거 성과일 뿐 이번 ETF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1·2호가 목표전환에 성공했던 시기와 앞으로의 주식·채권시장 환경이 다를 수 있고 이번 ETF는 기존 목표전환형 펀드와 주식 편입 비중 및 운용 방식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연금 투자자라면 장기 투자에 따른 비용도 확인해야 한다. ETF는 펀드처럼 운용보수가 발생하고 시장에서 사고팔 때 매매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적립하는 퇴직연금에서는 작은 비용 차이도 누적될 수 있어 총보수와 실제 거래비용 등을 비슷한 상품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퇴직연금 투자자를 겨냥한 채권혼합형 ETF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대형주와 채권을 결합하는 방식에서 자동차·인공지능 등 투자 테마를 접목한 상품까지 구조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FOCUS 금융반도체지주채권혼합50액티브 ETF는 특정 대형주 1~2개에 집중하기보다 20개 안팎의 금융·반도체·지주회사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넓혔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 관계자는 “대한민국 증시를 이끄는 핵심 성장 섹터인 ‘금·반·지’와 채권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담아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특히 퇴직연금에서 100% 투자 가능한 채권혼합형 구조를 통해 장기 투자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국내 핵심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FOCUS 금융반도체지주채권혼합50액티브 ETF는 1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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