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제파타이드, 감량 성공…염증 치료 '숙제'

지방간 회복 뚜렷…지방조직 변화 제한적
비만치료 새 과제…조직 회복 중요성 부각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8-04 17:30:20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비만치료제 터제파타이드 투여로 체중과 체지방, 혈당이 개선되더라도 지방조직 내부에 쌓인 만성 염증과 섬유화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눈에 보이는 감량과 대사 지표 회복이 비만으로 손상된 조직의 완전한 정상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따르면 서미혜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팀이 고지방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생쥐에 터제파타이드를 투여한 뒤 지방조직과 간 조직의 염증·섬유화 변화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미혜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사진=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터제파타이드는 식욕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경로를 동시에 자극해 체중과 혈당을 낮추는 약물이다. 최근 비만과 당뇨 치료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체중 감량 이후 지방조직 내부 환경까지 얼마나 회복되는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만 생쥐에 터제파타이드를 25일간 투여한 뒤 체중과 체지방량, 에너지 소비, 혈당 변화 등을 확인했다. 조직 염색과 유전자 발현 분석, 유세포분석을 통해 지방조직과 간의 면역세포 및 섬유화 상태도 함께 살폈다.

 

분석 결과 약물을 투여한 생쥐는 체중과 체지방량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에너지 소비는 증가했다. 고혈당과 내당능장애도 정상 수준에 가까워져 터제파타이드의 항비만·항당뇨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지방조직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체중이 줄어든 뒤에도 면역세포 침윤과 콜라겐 축적이 지속됐고, 조직을 딱딱하게 만드는 섬유화 관련 신호도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고도비만 생쥐의 체중을 20% 이상 감량한 추가 실험에서도 유지됐다. 상당한 체중 감소가 이뤄졌음에도 지방조직의 염증과 섬유화는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간 조직은 염증과 섬유화가 완화됐다. 동일한 약물을 투여해도 간과 지방조직이 서로 다른 회복 양상을 보인 셈이다.

 

연구팀은 조직별 대식세포의 반응 차이에 주목했다. 간에 존재하는 대식세포는 약물 투여 뒤 염증 반응이 줄었지만, 지방조직에 상주하는 대식세포는 장기간 대사 스트레스에 노출돼 약물 반응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만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지방조직에는 면역세포가 쌓이고 콜라겐이 증가하면서 조직 구조가 변한다. 체중이 빠르게 줄더라도 이미 형성된 염증 환경과 섬유화가 단기간에 되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비만치료 효과를 체중과 혈당 수치만으로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조직의 염증과 섬유화, 면역세포 변화 등 조직 수준의 회복 여부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인 만큼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실제 환자에서 장기간 투여했을 때 지방조직 염증이 어떻게 변하는지는 후속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연구팀은 “터제파타이드 투여 후 체중과 혈당은 뚜렷하게 개선됐지만 지방조직에 누적된 염증과 섬유화는 같은 속도로 회복되지 않았다”며 “비만치료 성과를 감량 수치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조직별 회복 과정과 장기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과 지방조직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 원인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장기간 치료가 지방조직 재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지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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