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제약, 제조업 '관세 충격'에 경기 위축
4분기 BSI 74…17분기 연속 기준치 밑돌아
자동차·철강·제약 직격탄, 화장품·제약 급락세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09-28 17:26:34
[메가경제=정호 기자] 자동차·철강·제약 등 국내 제조업이 대미 관세 여파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제조업체 2275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분기 전망치는 74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보다 7포인트,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1포인트 하락하며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다.
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국내 BSI는 2021년 4분기(91) 이후 17분기 연속 100 이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자동차·철강·제약 등 수출 업종은 관세 부과 및 예고 영향으로 전망치가 -13을 기록해 내수 기업(-5)보다 낙폭이 컸다. 자동차 업종은 9월부터 일본·EU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며 전망치가 전 분기보다 16포인트 떨어진 60으로 집계됐다.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로 비금속광물(56), 철강(63), 석유화학(63) 업종 전망도 저조했다. 철강은 50% 수준의 관세 부담, 석유화학은 중동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수출 상승세가 꺾인 화장품 업종 전망치는 69로, 미국 소액 면세 혜택 폐지 여파로 무려 -44포인트 폭락했다. 2분기까지 각각 113, 109로 기준치를 웃돌았던 제약·바이오 업종도 이번 분기 87로 추락했다. 이는 미국의 수입 의약품 고율 관세 예고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반도체와 식품 업종은 모두 98로 기준치(100)에 근접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식품은 명절 특수와 K-푸드 수출 호조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별 BSI도 전 지역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자동차 부품·섬유 비중이 높은 대구(60), 철강·전자 산업 비중이 큰 경북(68), 금속·기계 업종 비중이 큰 부산(66) 등이 특히 낮았다. 3대 석유화학단지가 자리한 전남(60), 충남(71), 울산(74)도 주력 제품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 탓에 전 분기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 규제 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지원책을 확대해 대외 충격을 버틸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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