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6.0% 급등 "외환위기 이후 24년만에 최고"...외식물가 상승률 8.0% "30년만에 최고"
석유류 39.6%↑ “24년만에 최고 상승률”…경유 50.7%↑·휘발유 31.4%↑
농축수산물 4.8%↑....감자 37.8%·배추 35.5%·닭고기 20.1%·돼지고기 18.6%
외식물가 급등...갈비탕 12.1%, 자장면 11.5%, 치킨 11.0%↑
전기·가스·수도 9.6% 상승…이달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예정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2-07-05 17:26:34
복합위기에 천정을 뚫은 물가가 단숨에 6%대로 뛰어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나 상승했다. 전월(5월) 대비로는 0.6%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 6.0%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올랐다. 전월(5월)대비로는 전기·가스·수도는 변동 없으며 농축수산물은 하락했으나, 공업제품, 서비스가 상승했다.
6월 물가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의 영향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도 커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전월(5.4%)보다 확대됐다.
전년 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특히 올해 들어 상승폭이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3월(4.1%)과 4월(4.8%)에 4%대에 이어 5월(5.4%) 5%대를 기록하더니 지난달엔 6%대로 더 높아졌다. 6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의 큰 폭 오름세 확대와 함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세가 주도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의 물가기여도가 전월보다 상승했고, 개인서비스, 공업제품석유류제외 등 근원품목의 물가상승압력도 확대됐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p), 1.78%포인트다. 6.0% 물가 상승률 중 80%가 넘는 5.0%포인트를 차지한다. 이중 석유류는 1.74%포인트로 5월 기여도(1.50%포인트)보다 커졌다.
수입 단가 상승 등의 영향이 반영되며 농축수산물 물가 기여도(0.42%포인트)도 5월 0.37%포인트에서 올라갔다.
통계청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연료비 증가가 공업제품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류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가격 상한제 도입 가능성 등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이 39.6%로 오름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39.6%는 1998년 10월(42.0%)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달 석유류, 농축수산물 등과 함께 외식물가 상승세도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었다.
개인서비스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5.8% 상승했다. 원재료비 상승 영향 등으로 외식 오름세가 지속 확대되고, 외식 외(外)도 수요 회복 영향 등으로 대면업종 중심으로 상승세가 소폭 확대됐다.
공급 측면의 가격 상승과 함께 수요 측면의 압력도 이어지면서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에 대한 외식 물가 기여도는 1.01%포인트로 5월(0.94%포인트)보다 커졌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8% 상승했다. 농산물(1.6%)은 채소류 가격상승 등으로 인해 5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고, 축산물(10.3%)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오름세가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대비 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 가스요금 인상 반영 후 변동 없어 가격 상승폭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6.0% 오른 가운데 상승률이 컸던 주요 품목을 보면, 경유·감자 등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면서 석유류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경유는 작년 같은 달보다 50.7% 올랐다. 상승률은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높다. 휘발유(31.4%), 등유(72.1%), 자동차용 LPG(29.1%) 등 다른 석유류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의 오름세도 커졌다. 감자(37.8%), 배추(35.5%), 포도(31.4%). 수입 쇠고기(27.2%), 수박(22.2%), 닭고기(20.1%), 돼지고기(18.6%) 등이 많이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를 세부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12.1%), 자장면(11.5%), 치킨(11.0%), 김밥(10.6%), 생선회(10.4%) 등이 10% 넘게 올랐다.공공서비스 중에선 국제항공료가 21.4% 올랐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의 전체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는 0.32%포인트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료가 11.0%, 도시가스가 11.0%, 상수도료가 3.7% 각각 올랐다.전기·도시가스 요금은 이달부터 인상이 예정돼 그 오름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4%로 2009년 3월(4.5%) 이후 최고다.
근원물가란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로, 전체 458개 품목 중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401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3.9%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도 식품(축산물·가공식품 가격 인상 등)과 식품이외(원재료비 및 운영경비 인상) 상승폭이 함께 커지며 오름폭이 확대돼 7.4% 상승했다. 이중 식품은 7.7%, 식품이외는 7.2%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신선식품지수도 과실, 어개류 가격 상승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며 전년 동월대비 5.4%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시장동향 등을 철저히 점검하면서 그간 발표한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민생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방안을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약 4%로 높아지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까지도 예상되는 상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마저 6%대로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이 다음 주 기준금리 결정에서 ‘빅 스텝’(0.5%포인트)을 밟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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