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형 오아시스마켓 대표, '티몬' 간판 바꾸고 책임경영 강화
법인명 '아고'로 교체…리브랜딩 통해 플랫폼 재출범 체계 정비
경영진·700억 전면 투입…'티메프 사태' 이미지 탈피 정면 돌파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6-03-13 16:58:14
[메가경제=정호 기자]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가 티몬(현 아고)의 간판을 바꾸며 책임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티메프 사태' 이후 무너진 플랫폼 신뢰를 회복하고 재출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법인명을 '아고'로 변경하고 리브랜딩에 착수했다. 운영 주체 변경에 따른 브랜드 재정비로, 플랫폼 재출범을 위한 체계 정비 성격이 강하다.
아고 관계자는 "운영 주체 변경에 따른 브랜드 재정비 차원"이라며 "경영진 차원에서 정상화 방안을 고민하며 플랫폼 고도화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미지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티메프 사태' 이후 티몬은 대규모 인력 이탈과 사업 방향성 혼선 등 구조적 문제를 겪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티몬' 사명이 가진 부정적 인식을 이유로 결제망 참여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명 변경은 이런 인식을 걷어내고 운영 재개 의지를 시장에 다시 전달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PG 연동은 기술·정산 안정성 검증 과정이 중요하다"며 "플랫폼 재오픈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거치는 단계로 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해 8월 11일과 9월 10일 두 차례 영업 재개를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오아시스는 경영진 전면 배치로 책임 경영의 기틀을 다졌다. 박승준 지어소프트 광고사업부문장(사장)이 이사회 감사로 합류했고, 오아시스 창업주 김영준 의장과 강창훈 지어소프트 IT사업부 본부장도 경영에 참여했다. 사실상 그룹 핵심 인력이 티몬 정상화에 직접 투입된 셈이다.
영업 재개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시장과의 소통은 이어졌다. 카드사와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상황 공유와 파트너사 피해 최소화 방안이 논의됐다. 업계에서는 책임 회피보다 정면 대응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6월 법원 강제인가를 통해 티몬 인수를 확정하고 8월 회생 절차를 종결했다. 티몬에 투입된 자금은 약 7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지분 인수와 미지급 임금·퇴직금 등에 약 200억원이 사용됐고, 지난해 7월에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이 같은 투자는 오아시스의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292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6% 증가했지만 광고·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익 기반은 안정적이다. 오프라인·온라인 신선식품 매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적 흐름을 보면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다.
2020년 매출 2386억원, 영업이익 96억원에서 2021년 매출 3570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은 427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수익성이 회복됐다. 2023년 매출은 4754억원, 영업이익은 133억원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매출 5171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간 매출은 2386억원에서 5171억원으로 약 116.7% 늘었고, 영업이익은 96억원에서 223억원으로 약 132.3%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오아시스의 기업신용평가도 BBB+로 2022년 BBB- 대비 상승했다.
실제로 2022년 안준형 대표가 오아시스를 이끌기 시작하며 영업이익은 100억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안준형 대표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을 중시하는 경영자로 알려졌다. 이는 오아시스의 운영 방침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 1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한 달 뒤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당시 증시 침체로 공모가가 기대보다 낮게 형성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알려졌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평가다.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 역시 판매 채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기존 신선식품 중심 사업에 온라인 오픈마켓을 결합해 유통 구조를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다만 티몬이 단순 전용몰 형태로 운영될 경우 기존 이커머스 대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1세대 이커머스라는 점에서 여전히 인지도 자산이 있다"며 "모회사 지어소프트가 IT 기업인 만큼 사용자 편의성 강화나 기술 테스트베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안준형 대표가 직접 전면에 나서며 티몬 정상화를 추진하는 모습은 책임경영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법인명 변경으로 카드사 결제 거부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이 생긴 만큼 플랫폼 재가동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티몬 리브랜딩이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플랫폼 운영 체계 재정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교수는 "티몬이 위메프에 인수된 이후 리브랜딩 방향이 논의되고 있으며, 카드사 등록 문제로 지연됐던 결제 시스템도 해결되면서 정상 운영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 타사들의 영향력이 워낙 강력한 만큼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카테고리 강화나 독점 상품 등 뚜렷한 포지셔닝 전략이 필요하다"며 "과거 상품권 할인 중심의 마케팅 방식은 소비자 반감을 불러올 수 있어 재검토와 단독 기획 상품이나 협업 상품을 통해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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