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00일·특집 인터뷰] 유보화 성동구청장 “성수 성장, 주민 삶으로…정비사업 속도”

성수동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 확대…골목상권 보호·임차인 권익 강화
재개발·재건축 82곳 맞춤 관리…서울숲 2000석 공연장 착공 추진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10-19 17:41:41

[메가경제=박성태·박선영 기자] “성수동의 성장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상인들이 높은 임대료 때문에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서울 성동구가 성수동의 빠른 상권 성장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국내외 기업과 방문객이 몰리면서 지역경제는 활기를 띠고 있지만 임대료 상승에 따른 기존 상인의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높은 가운데 지역별 생활환경 격차를 줄이는 일도 시급하다.

민선 9기 취임 100일을 맞은 유보화 서울 성동구청장은 메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성수동의 성장 성과를 기존 상인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취임 100일을 맞은 유보화 성동구청장은 메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성수동만의 경쟁력은 지역에서 성장해온 사람들과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성장 효과가 기업뿐 아니라 성수를 지켜온 상인과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성수동만의 개성과 경쟁력은 지역에서 함께 성장해 온 사람들과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성장의 효과가 기업뿐 아니라 오랫동안 성수를 지켜온 상인과 주민에게도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부터 성수동 방송대길과 연무장길 일부 지역으로 대기업·프랜차이즈 신규 입점 제한을 확대한다. 재개발·재건축 82개소에 대해서는 사업 단계별 맞춤형 관리를 강화하고, 서울숲 일대에는 2000석 규모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 착공을 추진한다.

유 구청장은 취임 첫날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설치 방침을 첫 업무로 결재한 데 이어 17개 동을 직접 돌며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확인했다. 재난취약시설 등 1만 2400개소에 대한 안전점검도 완료했다.

 

 

▲ 폭염취약 실외 근로자 현장 점검 중인 유보화 성동구청장 [사진=성동구청 제공]


◇ 취임 100일, 17개 동에서 확인한 주민들의 요구

취임 100일 동안 유 구청장이 가장 중요하게 살핀 것은 주민들의 생활 현장이었다. 그는 성동구 17개 동을 직접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거창한 개발사업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불편을 빠르고 책임 있게 해결해 달라는 요구였다.

폭염 때 어르신과 취약계층이 쉴 공간부터 보행로와 도로 정비, 쓰레기와 소음, 공중화장실, 주차난, 버스 배차와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까지 주민들의 요구는 다양했다.

지역별 현안도 달랐다. 마장동에서는 복합청사와 주거환경 개선, 철도변 정비가 주요 관심사였다. 응봉·금호·옥수 지역에서는 주차와 대중교통 문제가, 성수동에서는 방문객 증가에 따른 생활 불편과 도시정비, 문화시설 확충 요구가 이어졌다.

유 구청장은 “이런 의견들이 행정에서는 하나의 민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주민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의 문제”라며 현장에서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어떤 속도로 추진해야 할지 더욱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취임 첫날 종합 안전점검 계획을 결재한 뒤 재난취약시설 등 1만 2400개소를 점검했다. 보완이 필요한 33개소 가운데 25개소는 현장에서 즉시 조치했다. 동별 아침 청소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수요 보도점검의 날'을 지정해 보행환경을 살피고 있다. 구청장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문자소통 365'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소통창구 등을 통해 주민 의견도 듣고 있다.

유 구청장은 주민들의 요구를 모두 즉시 해결할 수는 없지만, 행정이 할 수 있는 일과 시간이 필요한 일을 구분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원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도 그 이유와 가능한 대안을 분명하게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 동주민센터 현장소통 중인 유보화 성동구청장 [사진=성동구청 제공]

 


◇ 성수동 성장의 그늘…골목상권 보호에 무게

성수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상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패션과 디자인, 문화콘텐츠 기업이 모여들고 국내외 방문객이 늘면서 상권의 규모도 커졌다. 성동구가 고민하는 것은 이러한 성장 속에서 기존 상인들의 영업 기반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유 구청장이 제시한 핵심 대책은 대기업·프랜차이즈 신규 입점 제한 확대와 임차인 보호 강화다. 성동구는 201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안심상가와 상가임대차상담소 운영, 임대료 안정 이행협약 등을 추진해 왔다. 지난 9월에는 약 10년 만에 '지역공동체 지속가능발전계획'을 변경하고 4개 분야 17개 사업을 마련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기업·프랜차이즈 신규 입점 제한 확대다. 성동구는 오는 12월부터 기존 서울숲길에 적용하던 제한을 방송대길과 연무장길 일부 지역까지 확대한다. 새롭게 제한이 적용되는 곳은 232필지다.

대상 업종은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 3개 분야다. 대기업과 법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신규 입점을 제한하되 영세 프랜차이즈나 상호협력 주민협의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입점을 허용한다.

그러나 입점 제한만으로 기존 상인들의 임대료 부담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 유 구청장은 추가 대책으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제시했다. 그는 임대료 부담이 큰 지역일수록 임차인 보호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환산보증금 기준 폐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환산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계약갱신요구권과 차임 증액 제한 등 일부 보호 규정은 적용된다. 법 개정 논의의 핵심은 기준 초과로 적용받지 못하는 보호 규정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있다.

방문객 증가에 따른 주민 불편도 개선할 계획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음료컵 전용 수거함을 운영하고 성수역과 연무장길 일대에서는 민간 건축주와 협의해 개방화장실을 확대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도 병행한다. '성수 정보기술(IT)·문화콘텐츠 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 확대를 통해 디자인과 미디어, 패션 등 문화콘텐츠 분야까지 권장 업종을 넓힐 방침이다. 인공지능(AI)과 디자인, 패션, 콘텐츠 산업을 연결하는 미래산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임차인과 건물주, 기업, 주민이 참여하는 '성수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한 협력도 강화한다.

성수동 정책의 성과는 유명 브랜드 유치나 방문객 증가뿐 아니라 기존 상인들의 영업 지속과 임대료 안정, 주민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용답동 재개발 공사장 현장 점검 중인 유보화 성동구청장 [사진=성동구청 제공]

 


◇ 재개발·재건축 82곳…“행정 때문에 늦어지는 일 없도록”

성동구의 또 다른 핵심 과제는 재개발 및 재건축이다. 유 구청장은 정비사업을 주민들의 재산권과 주거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규정하고 민선 9기에서 반드시 속도를 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현재 성동구가 관리하는 정비사업 대상은 총 82개소다. 이 가운데 61개소는 사업이 진행 중이고 21개소는 정비구역 지정 예정 후보지 등 초기 단계에 있다.

유 구청장은 주민 간 의견 차이나 조합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때문에 정비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갈등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1일 취임 첫 업무로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설치' 방침을 결재했다.

신속관리추진단은 사업장별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갈등 요인을 미리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비사업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역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외부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주민과 조합 사이의 갈등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진행 중인 61개소는 예상되는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해 사업 일정을 관리하고, 초기 단계인 21개소에서는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 7월 건축·도시정비 분야 경력이 있는 공무원을 도시관리국장으로 영입했으며 정비사업 전문성을 갖춘 추진단장 채용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행정 때문에 정비사업의 속도가 늦어지는 일만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유 구청장은 구청이 단순한 인허가 기관을 넘어 주민과 조합, 전문가, 서울시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간 생활환경 격차를 줄이는 것도 주요 과제다. 왕십리를 동북권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하고 마장동 한전부지 개발을 추진해 성수·왕십리·마장을 연결하는 경제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금호·옥수 지역에는 교통과 생활 인프라 개선을 위한 공공투자를 병행한다. 대표 사업인 옥수역 일대 '도시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노후 역사 외벽과 교각을 정비하고 보행공간과 대중교통 이용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옥수역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나들목에는 경관조명과 문화콘텐츠를 도입해 역과 한강, 주변 주거지역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 서울숲 2000석 공연장…임기 내 착공 목표

앞으로 4년 동안 주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 변화에 대해 유 구청장은 서울숲 일대 복합문화시설 조성을 대표 사업으로 제시했다.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활용해 서울숲에 2000석 규모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 착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지는 약 45년 동안 공장이 운영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분진과 소음, 대형 차량 통행으로 불편을 겪었던 곳이다. 2022년 공장이 철거된 뒤에는 개발 이익을 지역에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성동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삼표레미콘 부지 사전협상을 통해 총 6081억원 규모의 공공기여가 확정됐으며 이 가운데 497억원은 성동구에 귀속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공기여 재원을 활용해 조성된 지 20년이 지난 서울숲 일대를 정비할 계획이다. 성동구는 이 과정에서 공연장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시설 '컬처허브' 조성계획이 반영되도록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

구는 관련 용역을 마쳤으며 올해 1월 서울숲 주차장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지하에는 405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지상에는 문화시설을 조성하는 구상이다.

유 구청장은 성수동에 문화콘텐츠 기업이 집적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중·대형 공연시설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비롯해 패션·디자인·문화콘텐츠 기업이 모여 있다. 성동구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1000석 이상 공연장은 24개소지만 성동구에는 해당 규모의 공연장이 없다.

구는 공연장이 조성되면 지역 문화콘텐츠 산업과 공연·관광 수요를 연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2000석 공연장과 지하 405면 주차장은 성동구가 제안한 구상으로 실제 사업 규모와 착공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유 구청장이 제시한 임기 내 목표 역시 완공이 아닌 착공이다.

유 구청장은 대규모 개발사업만으로 도시의 변화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큰 비전과 개발사업이 있어도 주민들의 일상이 불편하다면 좋은 도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고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주민들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폭우와 폭염 등 기후위기에 따른 재난 대응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 문자 민원을  확인하고 답변하고 있는 유보화 성동구청장 [사진=성동구청 제공]

 

유 구청장은 이를 '도시의 디테일까지 챙기는 관리행정'이라고 표현했다.

취임 100일을 지나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성수동 상권 보호는 기존 상인들의 영업 지속과 임대료 안정 효과, 정비사업은 주민 갈등 조정과 사업 단계별 진척, 서울숲 복합문화시설은 서울시와의 협의 결과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유 구청장은 “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주민들이 매일 체감하는 삶의 질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4년 뒤 주민들께서 성동구를 떠올리며 ‘평생 살고 싶은 편안한 도시’라고 말씀하실 수 있도록 도시의 성장과 주민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편집자주] 민선 9기 출범 100일을 맞아 메가경제는 전국 지자체장을 대상으로 주요 현안과 구정 운영 방향을 살펴보는 기획 인터뷰를 이어간다. 취임 이후 100일 동안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으며, 앞으로 남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구민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지 묻는다. 이번 기획을 통해 각 자치구의 정책과 실천 방안을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그 성과가 구민들의 실제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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