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880원 삼겹살이면 됐다"…지갑 열린 사람들로 대형마트 '인산인해'

외식가 12분의 1 '체감가'…고물가 속 상징 가격에 '방긋'
이마트 880원 vs 롯데 990원…삼겹살 가격 전면전 '개시'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6-02-27 17:00:13

[메가경제=정호 기자] 국민 외식 메뉴 삼겹살과 목심은 대형마트로 고객들을 운집하게 만들었다. 880원이라는 가격이 적힌 광고판 아래 육류 진열 냉장고에 수북하게 쌓인 고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채 10분도 되지 않아 매대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기다린 시간이 무색했다. 전년보다 더 높게 치솟은 물가 속에서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의 '힘'이었다.

 

27일 '삼삼데이'를 앞두고 이마트 목동점에서 진행되는 '고래잇 페스타' 또한 2일 차를 맞았다. 수입산 냉장 삼겹살을 880원에 살 수 있다는 문구 하나에 사람들이 몰렸다. 마트 입구 앞 대기줄은 여전히 길게 늘어섰다. 오전 10시 매대가 열리기도 전에 지갑부터 꺼내 들게 한 가격표였다.

 

▲ <사진=메가경제>

 

며느리와 마트를 찾은 40대 고객 김모씨는 "시장과 온라인을 뒤져도 냉장 삼겹살을 여기보다 싸게 파는 곳을 찾기 어렵다"며 "이런 행사라도 없으면 언제 마음 놓고 고기를 원없이 먹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이마트는 3월 3일 '삼겹살 데이'를 앞두고 삼겹살·목심 물량 760톤(t)을 확보했다. 1000원 미만 가격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집객 효과에 무게를 둔 행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5일 기준 수입 삼겹살 가격은 ㎏당 1504원으로, 전월 대비 1.76% 상승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서는 3.52% 오른 수치다. 외식 가격은 더 높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월 기준 서울 지역 삼겹살 외식 가격은 200g 환산 2만1056원이다. 이를 1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만528원 수준이다. 행사 가격(100g당 880원)과 비교하면 약 12분의 1 수준이다.

 

▲ <사진=메가경제>

 

아내와 함께 장을 보던 50대 윤모씨는 "경기도 악화되고 물가도 비싸니 지갑을 여는 것이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며 "고기 같은 경우는 한번 사두면 식구들이 다들 좋아하기에 금방 없어진다"고 말했다.

 

삼겹살 데이를 중심으로 매장 구성도 꾸려졌다. 입구에는 부탄가스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관련 상품을 전면 배치했다. 탄산음료는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이른바 '1+1' 혜택을 내세웠다. 육류 진열대 옆에는 쌈채소를 함께 진열했고, 딸기와 참외 등 제철 과일에도 할인 혜택을 적용했다.

 

▲ <사진=메가경제>

롯데마트도 '통큰데이'를 통해 목·금·토에는 캐나다산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판매하고, 그 외 요일에는 국내산 삼겹살을 1390원에 선보였다. 양평점에서는 미나리 모둠쌈과 모둠초밥, 참치회, 생연어 등을 할인 판매하고 쌈장과 음료에 '1+1' 혜택을 적용했다.

 

쇼핑 카트에 쌈채소를 담던 40대 이모씨는 "이때 아니면 부담 없이 장을 보기 어렵다"며 "할인 행사가 있을 때는 평소보다 대형마트를 더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000원이 채 되지 않는 삼겹살 가격은 이커머스나 식자재 전문 매장에서 형성된 가격 인식과 대비되며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 효과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방문 고객이 늘어나고, 연관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동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 <사진=메가경제>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와 장바구니 물가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상징적 상품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삼겹살처럼 수요가 확실한 품목을 중심에 두고 고객 방문을 늘리고 장바구니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