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 덕에 나홀로 고공행진, 농심·오뚜기 3분기 '고전'
삼양식품, 68%→78% 수준으로 해외 매출 비중 '증가'
농심·오뚜기 내수시장 침체에, 기타 식품 판매량 '타격'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4-11-21 16:59:41
[메가경제=정호 기자]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해외 K-라면 열풍 속에서 영업이익 성장세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세 자릿수 신장이라는 결과를 도출한 삼양식품과 비교해 경쟁사인 농심과 오뚜기는 내수 침체로 올해 3분기 실적에서 고전했다.
21일 식품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내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음료·냉동 제품의 다른 식품 분야의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농심은 중국 시장 매출까지 감소하며 '이중고'에 시달렸다.
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1% 신장한 성과를 거뒀다. 매출은 4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났다.
특히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3428억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78%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9.9%로 올해 모두 20%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해외 매출 비중 또한 지난해 68%에서 올해 78%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여름시즌 비빔면 제품의 출시를 중단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했다.
삼양식품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조2491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액 1조1929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누적 영업이익은 2569억원으로 131% 성장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 외에도 미국, 유럽 등에서도 불닭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 신설한 인도네시아, 유럽판매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내년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농심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감소했다. 매출은 8504억원으로 0.6% 줄었으며 영업이익률은 4.4%에 머물렀다. 해외 사업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스낵과 음료 등의 매출이 감소해 영업이익에서 낮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의 해외 부문 매출은 국내 수출이 33.5%로 가장 많았으며 베트남 20.4%, 일본 20.3%, 호주 15.4%, 미국 1.4% 성장 폭을 기록했다. 반대로 중국 시장 매출은 21% 감소하며 부진했다.
기타 상황으로는 스낵 및 음료 제품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해상 운임 비용 등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내수 시장에서는 스낵과 음료가 각각 6.6%, 13.8% 매출 감소 폭을 기록했다. 농심은 침체된 내수시장에서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판촉비를 증액한 바 있다. 해상운임을 비롯한 수출 비용 등 경영에 필요한 금액이 높아진 것 또한 영업이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3분기는 저조한 실적을 거뒀지만, 국물 라면의 매출이 증가하는 4분기에는 실적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오뚜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감소했다. 매출은 9041억원 대비 0.5% 줄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으나 국내에서는 라면을 제외한 일부 제품의 판매량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라면 3사 모두 해외 시장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해나가기 위해 판촉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까지 대미 수출액이 10억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라면수출액 9억5200만 달러를 돌파한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에서 K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외로 마케팅을 확대할 예정이다"며 "현지 유통 매장에 판촉을 늘리고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홍보 활동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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