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없이 추락하는 '한맥'…오비맥주, 반등할 수 있을까
3월 리뉴얼 후 마케팅 전환…수지로 모델 교체
켈리 등 경쟁사 신생 브랜드에도 존재감 밀려
김형규
hgkim@megaeconomy.co.kr | 2023-08-17 16:47:46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오비맥주가 출시 후 2년이 넘도록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한맥'의 반등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한맥은 지난 2021년 2월 판매를 시작한 오비맥주의 라거 브랜드다. 당시 약 1년 먼저 나온 하이트진로 '테라'의 대항마로 출시됐으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최근에는 '켈리'의 인기에도 밀리며 이미 실패한 브랜딩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14일 가수 겸 배우 수지를 한맥의 새 모델로 발탁하고 '환상거품'을 주제로 한 신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부드러운 거품과 맛'을 강조한 홍보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업계는 한맥이 하이트진로 테라‧켈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맥 출시 당시 오비맥주는 이미 대표 제품 '카스'를 통해 10년 이상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뒤를 잇는 젊은 이미지의 브랜드가 없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 정상 자리를 내준 뒤 테라를 출시해 100일 만에 1억 병 판매 등 업계 2위에 안착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당초 오비맥주는 국산 맥주 판매량 2~3위권 점유율을 노릴 수 있는 세컨드 브랜드로 한맥을 기획했다.
이미 '녹색병', '청정라거' 신드롬을 일으킨 테라와 차별화하기 위해 한맥은 '국산 쌀' 첨가를 강조했다. 첫 광고 모델로 배우 이병헌을 기용한 선택도 테라의 모델인 배우 공유를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가웠다. 출시 이후에도 카스와 테라, 하이트 그리고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형성하고 있는 순위권에서 한맥은 맥을 추지 못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점주는 "한맥은 맛이 없다고 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실제로 잘 팔리지 않는다"며 "판촉물이 붙어있거나 할인 판매 행사가 아닌 이상 일부러 한맥을 찾는 소비자들은 매우 드문 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올해 4월에는 하이트진로의 새 브랜드 켈리까지 경쟁에 뛰어들며 한맥의 입지가 더욱 줄었다. 인기 배우 손석구를 광고 모델에 발탁한 켈리는 출시 뒤 99일 만에 1억 병을 판매하는 등 브랜딩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며 한 식구인 테라와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오비맥주는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한맥의 판매량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반면 지난달 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카스 레몬 스퀴즈' 500mL 제품에 대해서는 출시 2주 만에 100만 캔 이상 판매했다는 점을 강조해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한맥의 판매량이 나서서 알릴만한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한맥 출시 이후 카스와 투트랙 전략을 노렸으나 미투 제품 콘셉트로 초기 브랜드 이슈 차별화가 부족했다"며 "최근 리뉴얼 했으나 자체 경쟁력 없이 이슈화에만 급급한 나머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한맥 출시에 맞춰 마케팅을 집중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카스 투명 리뉴얼 제품을 출시해 주목도가 분산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의 명성을 이을 제품으로 한맥을 출시했고 국산 쌀을 사용해 목 넘김이 부드러운 제품으로 승부수를 걸었으나 시장의 반응이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광고 모델도 교체한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