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NEXT 10년, 7대 SEED⑤] 누리호 다음은 '돈 버는 우주'…한화에어로·KAI·한화시스템, 달나라까지

한화에어로 발사체·KAI 위성·한화시스템 통신·쎄트렉아이 관측…K스페이스 밸류체인 구축
정부 발주 넘어 상업 발사·위성 수출·데이터 매출로 이어져야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8-24 16:42:08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 우주산업의 목표가 ‘로켓을 쏘는 나라’에서 ‘우주로 돈을 버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 누리호를 통해 독자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면 이제는 발사체와 위성을 반복 생산하고, 발사 서비스와 위성통신·관측 데이터 등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다.


정부가 우주·항공을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도 발사체-위성 제조-통신-관측 데이터로 이어지는 ‘K스페이스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정부가 우주·항공을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사진=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개발 전주기 기술을 이전받았다. 이를 통해 2032년까지 직접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의미는 단순 제작에 있지 않다. 세계 우주산업의 핵심은 고객의 위성을 원하는 시점과 궤도에 올려주는 발사 서비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달 착륙선 사업에도 진입했다. 항우연과 1033억원 규모의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개발·조립·시험 계약을 체결하고 2032년 발사를 목표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누리호를 정부 프로젝트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해외 위성기업과 연구기관이 돈을 내고 이용하는 ‘상업 발사 상품’으로 바꾸는 것이다.

KAI는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을 통해 위성 설계·제작·시험 역량을 확보했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를 항우연과 공동 개발한 데 이어 2호부터는 KAI가 총괄주관기관을 맡아 민간기업 주도의 위성 개발·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약 500㎏급 표준 위성 플랫폼을 활용하면 임무에 따라 탑재체를 바꾸면서 개발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KAI의 다음 목표는 해외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페루, 인도네시아 등으로 위성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국 KAI 역시 ‘정부가 주문하는 위성회사’에서 ‘해외 고객이 주문하는 위성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위성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개발·조립과 성능시험 등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으며 연간 최대 100기 수준의 위성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이다. 기상과 주·야간에 관계없이 지상을 관측할 수 있어 국방과 재난감시, 도시·산업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정부가 2035년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기회다.

다만 공장이 연간 100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100기 주문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정부·군 수요에 더해 해외 정부와 민간기업의 주문을 확보해야 한다.

쎄트렉아이는 위성을 만들어 납품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위성영상 판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초고해상도 위성 SpaceEye-T를 활용해 위성영상과 이용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유럽 기관과 장기 위성영상 공급계약도 확보하며 서비스 사업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국내 우주산업에서 의미가 크다. 위성을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직접 위성을 운영하면서 영상과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우주산업의 가장 큰 한계는 여전히 정부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발사체와 달 탐사, 정찰위성 등 주요 사업의 고객이 정부인 구조에서는 국가 예산이 줄거나 프로젝트가 종료될 경우 기업 매출도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K스페이스가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세 가지 시장이 필요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는 상업 발사, KAI와 한화시스템은 위성 수출과 통신 서비스, 쎄트렉아이는 위성영상과 데이터 판매에서 반복매출을 만들어야 한다.

누리호가 ‘한국도 우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 다음 단계는 ‘한국 기업이 우주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정부가 뿌린 다섯 번째 SEED의 성패 역시 달 착륙 횟수가 아니라 상업 발사 고객 수와 위성 수출액, 통신·데이터 매출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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