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치솟자 ‘아파텔’에 눈 뜬 MZ세대...1인 가구 늘어도 ‘가격방어’ 어려워

오피스텔, 20~30대 사이 주거용 인식...아파트 대비 높은 가성비 끌려
소형 위주 시장으로 중대형 공급 적어...아파트보다 경기 영향 받기 쉬워

김형규

hgkim@megaeconomy.co.kr | 2021-08-12 16:36:20

최근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을 찾는 매수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주로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 시장에서도 소외된 ‘MZ세대’를 중심으로 아파텔 선호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 서울 시내 전경 [서울=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 2606만 4000원으로, 2억 776만 1000원인 오피스텔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면적 60~85㎡로 구성된 오피스텔의 경우, 방 2~3개와 거실, 주방 등으로 구성돼 아파트와 구조적 차이가 거의 없고, 최근 지어진 곳은 피트니스, 실내 골프장, 라운지 등 커뮤니티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편의성도 높다.

여기에 접근성이 좋은 입지까지 더해진다면, 높은 실거주 가치에 비해 아파트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한 아파텔의 ‘가성비’에 끌리는 MZ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또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주택 청약 시 보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유리한 점도 장점이다.

▲ 오피스텔 인식 설문조사 [티몬 제공]

이커머스 기업 티몬은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지난 10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10명 중 7명은 ‘아파텔’이라는 신조어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1%가 오피스텔의 구매 목적을 ‘투자’가 아닌 ‘주거용’으로 선택했다.

이 같은 인식은 전 연령대 중 MZ세대인 20~30대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을 주거용이라고 답한 4060세대 응답자는 절반 정도에 불과했지만, 20대에서 80%, 30대 70%로 차이가 컸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주목하는 응답자의 36%는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을 꼽았으며, 구매를 희망하는 오피스텔 가격대는 응답자의 45%가 1억 원에서 2억 원 사이라고 답했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소형 오피스텔 물량이 많은 만큼 1인 가구 중심으로 임대용 공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실거주용 중대형 물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소형 오피스텔 매매는 실거주보다는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경기 영향을 받기 쉽고,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 가격 방어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강남‧서초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지자 오피스텔 공급이 늘었다"며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오히려 임대수익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률이 떨어지니 임대수익 목적의 수요가 줄어 비교적 실거주 비중이 더 높아지게 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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