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더 깔지 말고 저장하자"…한전, ESS 기반 '가상송전망' 승부수

송전망 건설 지연 해법 제시…2030년 대규모 지원사업 확대
그리드포밍·AMI 데이터까지…AI 시대 전력 인프라 판 바꾼다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9-17 16:36:11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전력망 확충 지연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이 마련됐다. 

 

한국전력(한전)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가상송전선로(VPL) 구축과 전력망 안정화 기술을 정책 사업으로 연결하면서 전력 인프라 혁신에 속도를 낸다.

 

▲ (앞줄 5번째부터) 한전 김동철 사장, 효성중공업 우태희 대표[사진=한전]

 

기후부와 한전은 17일 서울 한전 아트센터에서 ‘전력산업 산·학·연·관 전문 포럼 성과발표회’를 열고 지난 5개월간 운영한 8개 전문 포럼의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포럼에는 산업계·학계·연구기관·정부 관계자 등 116명이 참여해 송전망, 재생에너지, 전력 데이터, 신사업 분야의 현안을 논의했다. 발굴한 과제는 기술 검증과 제도 개선을 거쳐 실제 정책 반영 단계로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가상송전선로(VPL) 사업화다. 

 

VPL은 송전선로를 새로 건설하는 대신 ESS를 활용해 가상의 전력망을 구축, 기존 송전 설비의 혼잡을 줄이는 방식이다.

 

기후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VPL 관련 사업비 24억원을 반영했으며, 향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국가 전력 설비 계획에 포함하고 2030년까지 대규모 지원사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력망 안정화 기술도 추진된다. 양측은 대규모 ESS의 계통 안정 운영을 위한 그리드포밍(Grid-forming) 기술 기준을 마련하고 2027년 실제 전력망 적용을 위한 시험·검증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력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기반도 확대한다. 신축 아파트의 AMI(지능형 전력계량) 데이터를 한전 시스템과 연계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 민간 아파트 134만호의 전력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농·임업 부산물을 활용한 청정 바이오에너지 사업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모델로 구체화됐다. 서울·해남 등 지방자치단체와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며, 약 15억원 규모의 기후테크 투자 유치 성과도 거뒀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법·제도 개선부터 기술 실증, 사업화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다”며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전력산업 현안을 해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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