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주호영 재등판…당 안정·정기국회 전략 등 과제 산적

61표 얻어 42표 이용호 제쳐…"당 안정, 외연 확장" 일성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2-09-19 16:36:01

5선의 중진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여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투표한 의원 106명 중 61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양자 대결을 벌인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어 선전했다.
 

▲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로써 주 원내대표는 대선 승리 직후 선출된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내홍의 책임을 지고 5개월여 만에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 끝에 2년4개월여 만에 ‘재등판'하게 됐다.

‘비상대책위원회 시즌 1’의 선장으로 발탁된 지 17일 만인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직무 정지를 당한 시점부터는 24일만이다.

주 원내대표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당헌상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지만, 중도 사퇴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당이 안정돼야 한다”며 “그다음에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야겠다”고 밝혔다.

또 “약자와의 동행, 호남 동행, 청년 정치참여, 빈부격차 해소, 이런 것을 통해 국민에게서 신뢰를 회복해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권 여당의 새 원내사령탑 자리에 오른 주 신임 원내대표는 영남권 출신의 당내 최다선인 5선 중진 의원이다. 판사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뒤 대구에서 내리 5선을 했다.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둔 데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중도보수 성향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꼽힌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진박'(眞朴·진짜 친박) 공천 갈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복당했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쳐 경험이 풍부하다. 2020년 21대 총선 직후 제1야당으로 출발한 미래통합당의 첫 원내대표를 맡아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과 함께 총선 패배 이후의 당을 수습했고,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명박(MB) 정부 시절 특임장관을 지내 옛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옛 친이계 출신인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과도 가까이 소통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는 1960년생 동갑내기로 사법연수원은 9기수 선배다. 정계 진출 이전에 둘 사이에 별다른 개인적 인연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 중앙선대위 조직본부장 등을 맡아 지원 사격을 했다.

▲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 정 비대위원장, 이용호 의원.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주 원내대표 앞에는 여러 가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당 안정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우선 이준석 전 대표 측과의 법정 공방은 당의 안정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한다. 당장 오는 28일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가 열린다.

공교롭게도 당 윤리위가 같은 날 전체 회의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측은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법정 싸움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 표심에서 드러난 당내 반발을 다독이는 것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주 원내대표와 양자 대결을 벌인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42명의 지지를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파란’으로까지 여겨진다.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거론하거나 내세우면서 당 운영을 주도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른바 ‘친윤그룹’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견제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도 주 원내대표의 새로운 전략과 전투력을 볼 주요 시험대로 꼽힌다.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등 대여(對與) 파상 공세를 방어하면서 전임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역공 등 여소야대 국면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치밀한 원내 전략 수립이 시급해졌다.

거대 야당을 상대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수행을 뒷받침할 각종 개혁 법안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새 원내 사령탑이 돌파해야할 중차대한 숙제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 지도부로 호흡을 맞출 정책위 의장과 원내부대표단 등 당직 인선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정책위 의장의 경우 3선 의원이 맡아온 관례에 따라 윤영석·조해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상임위원장과 비대위원 등을 빼면 현실적으로 인력 풀이 좁다는 한계에 재선 의원급에서도 정책위 의장감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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