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CU점주들, 공정위 제소 '최후통첩'...홍석조 일가 배당금 '방긋'

본사 이익만 치중된 무분별한 시스템 변경...불만 폭발 '기폭제'
총수 일가 166억 노가 난 잔치...점주 인건비·매출 감소 '한숨'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4-05-28 17:12:22

[메가경제=정호 기자] 가맹본부의 과도한 책임 전가에 편의점 CU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점주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최후 통첩하며 압박에 나섰다. 점주들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오너 일가의 배당금 등 사익 편취를 위해 희생을 강요한다는 질타도 쏟아졌다.

28일 전국 CU 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30여명이 참가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 시위현장을 메가경제는 찾았다. 이날 시위는 점주들이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 간편식품의 입고 시점을 24시간 연장한다는 사안에 강력 반발하면서 이뤄졌다. BGF리테일은 지난해에도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비용 전가·상품 밀어내기 등을 자행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 CU 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BGF리테일에 배송연장 철회를 외치고 있다. [ 사진=정호 기자] >

 

이날 시위 현장에는 서울은 물론 광주, 김해 등 전국에서 모인 점주들이 '상생'보다 회사 이익의 치중한 무분별한 시스템 변경에 대해 성토했다. 최종열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점포가 떠안아야 할 재고 비용을 점포들에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며 "매년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시스템 변경이 주기가 짧아지고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신선식품의 물류 시스템은 당일 판매된 품목과 날씨, 점포별 주변 상항에 따라 발주량을 결정해 오후 6시~11시 사이에 받는다. BGF리테일은 이 시스템에 따른 배송 시간을 24시간 연장한다는 내용을 사내 내부 통신망을 통해 일방적으로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25일에서 5월 15일간 CU편의점 점주 7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9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대표가 많은 이유는 해당 시스템 변경이 회사의 이윤에만 치중돼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측은 점포별 물량을 미리 확인한 뒤 제조에 들어가 간편식의 잔여 재고를 줄여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면 점포는 폭우·폭설 등 악천후 상황과 축제 등 유동 인구가 급증하는 시점에 맞춰 발주량 조절이 어려워져서 결국 손해가 누적된다는 입장이다.

사측과 점주협의회는 4월부터 지난 21일까지 협의를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시위가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점주협의회는 사측의 비용 부담을 점포에 전가하는 행위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결국 이번 시스템 변경안이 그간에 쌓인 불만을 터트리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시스템에 대해 점주들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고 입장을 먼저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며 "간편식은 특히 편의점의 수익을 보전하는 주요 제품인 만큼 당일 배송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 CU 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폐기 간편식 무게를 견디지 못해 주저 앉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정호 기자]>

 

점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것과 지난해 홍석조 BGF리테일 오너일가의 성과금 대잔치는 대비된다. 홍 회장 일가는 BGF리테일에서 1주당 4100원을 받아 약 16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배당금 액수는 ▲홍석조 회장 52억원(7.36%)▲홍라영 전 리움미술관 부관장 37억원(5.33%) ▲남동생 홍석준 보광인베스트먼트 회장 24억원(3.53%) ▲형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22억원(3.17%) ▲조카 홍승연‧홍정환씨 각각 10억원(1.46%)과 9억원(1.40%) ▲형수 신연균씨가 7억원(1.04%) 순이다. 경영참여가 없이 지분만 보유한 특수관계인들이 배당금을 받아 가는 형태다. 오너 일가에게 배당되는 억대 성과금을 두고 무분별한 사내 시스템 변경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고혈을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나오게 만든다.

업계 1위라는 허울만을 내세워 점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회사의 근본적인 시스템 또한 문제로 제기된다. 50대 가맹점주 유모씨는 "편의점 업계 1위라는 말만 듣고 가맹계약을 했는데 실제로는 제대로된 수익성 보전 없이 외형적인 성장에만 치중된 회사"라고 질책했다.

지난해 집계된 CU 점포 수는 1만 7762개로 편의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점포 수 면에서도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자리를 지키기 위해 위약금 조항으로 편의점주의 발목을 묶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30대 가맹점주 이모씨는 "CU를 운영하면 수익이 좋다는 말만 믿었다"며 "나날이 전기료,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회사는 위약금을 빌미로 이탈을 막고 야간 운영도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는 가맹점주들의 입장,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외형에 치중된 기형적인 성장에 대해 질문했지만 BGF리테일 측은 '동문서답'형식의 답변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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