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성과급은 보상이냐 고정비냐"…삼성전자 노사, '영업이익 15%' 정면 충돌
중노위 사후조정 핵심 쟁점 부상…노조 제도화” vs 회사 "유연성 유지"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보상 확대 공감대…“불황 때 리스크” 우려도 확산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5-12 16:30:10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성과급 지급 체계를 두고 ‘유연한 보상 시스템’과 ‘고정형 제도화’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는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지급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산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성과급 체계가 사실상 고정비로 굳어질 경우 향후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과정에서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산정 방식 개편 문제를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핵심은 성과급 재원을 ‘고정 비율’로 제도화할 것인지 여부다.
노조 측은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좋아도 경영진 판단에 따라 보상 규모가 달라지는 현재 구조 대신, 일정 수준의 성과 공유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회사 측은 현행 OPI(초과이익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되 특별보상을 결합하는 형태의 유연한 보상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기본적으로 경영 성과와 업황 상황에 따라 지급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 업황이 악화되거나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에는 기존 OPI 수준에서 관리하고, 반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경우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글로벌 경쟁사 대비 동등 이상의 지급 수준을 보장하는 방향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경우 성과급 규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성과 공유 자체’보다 ‘성과급의 성격’을 둘러싼 문제로 여긴다.
회사는 성과급을 업황과 실적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한 ‘변동 보상’으로 유지하려는 반면 노조는 일정 비율을 제도화해 사실상 안정적인 보상 체계로 만들겠다는 접근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 사이클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큰 산업이라는 점에서 회사 측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HBM 공급 증가로 다시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황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산업 특성상 특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할 경우 불황기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제도화한 사례는 사실상 찾기 어렵다”며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비처럼 인식되기 시작하면 향후 적자 국면이나 투자 확대 시기에 경영 유연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선행 투자와 시설투자가 반복되는 산업인 만큼 고정성 비용 확대가 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국내 첨단 제조업 전반의 성과보상 체계 방향성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연동형 인센티브 구조를 유지한다”며 “성과급을 어느 수준까지 제도화할 수 있는지가 향후 대기업 노사 관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 측 역시 “회사가 역대급 실적을 내더라도 직원 체감 보상은 제한적이었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AI 반도체 호황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과 공유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부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사후조정의 핵심은 ‘성과 공유 확대’와 ‘경영 유연성 유지’ 사이에서 어느 수준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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