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I 스타트업, 英 임페리얼 연구진과 기술난제 푼다
10월 2개사 런던으로…10주간 기술과제 공동연구
캐나다 밀라와 20개사 지원…공동연구 모델 영국으로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08-18 16:24:18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서울시가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해외 연구진을 연결하는 공동연구 사업을 캐나다에서 영국으로 확대한다. 오는 10월 서울 AI 스타트업 2개사를 런던에 10주간 파견해 세계적인 연구진과 기업이 실제 사업 과정에서 부딪힌 기술적 난제를 함께 해결하도록 하고, 향후 기술사업화와 투자 유치, 영국 시장 진출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와 서울AI허브는 18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공동연구와 기술사업화, 연구자 교류, 해외시장 진출 등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메리 라이언(Mary Ryan)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산학연구 부총장과 개러스 위어(Gareth Weir) 주한영국대사관 부대사, 서울AI허브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기관 간 단순 교류보다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술 연구에 있다. 서울의 AI 스타트업이 자체 인력과 기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과제를 제시하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과 함께 해결 방안을 찾는 방식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과학·공학·의학 분야에 특화된 영국의 대표적인 연구중심 대학이다. 산학협력과 기술사업화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27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는 세계 공동 2위에 올랐다.
첫 공동연구도 올해 시작한다. 서울AI허브는 오는 10월 AI 스타트업 2개사를 선발해 10주간 영국 런던에 파견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과 함께 기업별 기술과제를 놓고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시범사업인 만큼 우선 2개사로 시작한 뒤 운영 성과를 평가해 참여기업 수와 연구 기간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연구 이후에는 협력 범위를 ▲연구 프로젝트 확대, ▲연구자 교류, ▲글로벌 산학협력, ▲해외 투자 네트워크 연계, ▲영국 시장 진출 지원 등으로 단계적으로 넓힌다.
서울시가 해외 연구기관과 스타트업을 직접 연결하는 이유는 초기 기술기업이 자체 연구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난도 연구개발(R&D) 과제를 외부의 전문 연구진과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I 분야는 새로운 모델과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는 데다 연구개발에 전문인력과 컴퓨팅 자원 등이 필요한 만큼 스타트업이 모든 연구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추기 쉽지 않다. 해외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을 검증·고도화하고 현지 산업 네트워크까지 확보하면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의 해외 AI 공동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AI허브는 2023년 캐나다 밀라(Mila) AI 연구소와 협약을 맺은 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총 20개 AI 스타트업의 공동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에 있는 밀라는 딥러닝 분야 석학이자 2018년 튜링상 수상자인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가 설립에 참여한 AI 연구기관이다. 대학 연구진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AI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AI허브는 밀라와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2024년과 2025년 각각 7개사를 지원했다. 올해는 6개 스타트업이 약 15주 동안 현지에 파견돼 밀라 연구진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3년간 지원 기업은 모두 20개사다.
연구 주제도 기업의 실제 사업과 연결했다. 그동안 참여 스타트업들은 ▲단일 사진 기반 3차원(3D) 얼굴 생성, ▲AI 기반 전자회로기판 불량검사 자동화, ▲반려동물 건강기록을 활용한 AI 질병예측 정확도 개선, ▲폐쇄회로(CC)TV 영상분석 최적화 등을 밀라 연구진과 함께 연구했다.
단순히 해외 연구기관을 견학하거나 전문가에게 자문받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상용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기술 문제를 공동 연구과제로 설정한 것이다.
서울시는 밀라와 운영해 온 방식을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 적용하면서 북미에 집중됐던 글로벌 AI 연구 협력망을 유럽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공동연구 결과가 실제 기업 성장으로 얼마나 연결되느냐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 결과를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고 현지에서 기술을 검증한 뒤 투자와 시장 진출까지 연결해야 해외 공동연구의 실질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이를 고려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의 협력 범위를 연구에 한정하지 않고 기술사업화와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보유한 연구·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울 스타트업이 현지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사업 파트너를 발굴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분리하지 않고 ‘기술난제 해결→기술 검증→사업화→투자·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오는 10월 파견할 2개 기업의 선정 기준과 연구 분야, 기업별 연구과제다. 또 밀라와 진행한 기존 공동연구가 특허와 제품 고도화, 투자 유치, 매출 등 실제 사업 성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도 글로벌 공동연구 사업의 효과를 판단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밀라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을 시작으로 서울AI허브를 국내 AI 스타트업과 세계 주요 대학·연구기관을 연결하는 ‘글로벌 공동연구 플랫폼’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혜정 서울시 창조산업기획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는 AI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과제를 풀고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캐나다 밀라와 축적해 온 공동연구 경험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으로 확장해 서울AI허브가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서울 AI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공동연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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