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 확산..."카드사 격차 벌어질수도"

신한이어 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 검토...시장 '흔들'
삼성페이도 수수료 가능성...신용판매 적자 폭 커질까
현대카드 사상 첫 신용판매 1위...애플페이 도입 효과

노규호 기자

ngh9291@megaeconomy.co.kr | 2025-01-22 16:52:26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 격차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삼성페이가 현행 수수료 정책을 바꿀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사진= 연합뉴스]

 

22일 카드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이르면 다음 달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가운데 KB국민카드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로 인한 신용판매 실적 부진으로 늘어나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비중을 개선하고 새로운 판로를 찾겠다는 의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10~20대의 절반 정도가 아이폰 사용자이기에 카드사들이 미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 것”이라며 “해외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도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렸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2023년 애플페이와 손잡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해외 결제액 규모를 크게 늘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 개인회원의 해외 일시불 결제액은 지난해 말 기준 3조352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2.6%(8200억원) 증가했다. 같은 해 신한카드 개인회원의 해외 일시불 결제액이 2조 2726억원인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카드가 PLCC카드 출시 등으로 모집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고객들의 차별화된 니즈를 충족시켜왔던 게 사실”이라며 “애플페이 역시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신한과 KB국민뿐만 아니라 많은 카드사들이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에 이어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도입하게 되면 삼성페이가 결제수수료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연장해왔다. 2023년 5월 삼성전자는 카드사들 간의 계약 자동 연장을 같은 해 8월 10일 기점으로 종료했지만 수수료 무료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와중에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까지 애플페이를 도입한다면, 삼성전자가 다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카드가 부담하는 애플페이 수수료는 건당 0.15%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당시 삼성전자가 독과점 인식을 우려해 카드사와 상생을 위한 유료화를 보류하겠다고 나섰는데,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갖고 들어오면서 삼성전자에 수수료 유료화 명분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지용 교수는 “삼성전자가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면 카드사에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를 것”이라며 “신용카드 혜택 축소 등 비용 절감 기조를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애플페이에 대한 카드사의 고민을 삼성전자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를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는 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한 고객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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