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외국인 매출 1조원 돌파…지난해보다 3개월 빨라졌다
1~8월 외국인 결제 1101만건…전체 오프라인 매출 중 외국인 비중 33%로 확대
강원·경주·대전·전주 등 비수도권 매출 급증…전국 ‘K뷰티 랜드마크’ 전략 주효
K더모·K헤어케어·이너뷰티로 외국인 소비 확장…올리브영, 지역 특화매장 확대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8-31 16:21:22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국 단위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에 힘입어 외국인 연간 매출 1조원 고지를 지난해보다 3개월 앞당겨 달성했다. 서울 주요 관광상권에 집중됐던 외국인 소비가 강원·경주·대전·전주 등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올리브영이 K뷰티 쇼핑을 넘어 지역 관광을 연결하는 유통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리브영은 올해 8월 기준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누적 구매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11월에 외국인 연매출 1조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8월에 이를 달성하면서 외국인 소비 성장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올해 1~8월 외국인 누적 결제 건수는 1101만건으로 집계됐다. 올리브영 매장의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9초당 한 건씩 외국인의 구매가 이뤄진 셈이다.
글로벌텍스프리(GTF) 세금 환급 데이터 기준 구매 외국인의 국적은 192개국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올리브영이 ‘K뷰티 쇼핑 필수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전체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22년 2%에 그쳤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33%까지 확대됐다. 사실상 오프라인 매출의 3분의 1을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수준이다.
올해 누적 기준 외국인 구매 상위 5개국은 미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태국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고객들은 K뷰티뿐 아니라 K웰니스 상품까지 폭넓게 구매했으며, 1인당 평균 6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가운데 35%는 한 번에 10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고액 구매자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 헤어케어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스킨케어 중심의 소비에서 기능성 화장품과 두피·헤어케어, 이너뷰티 등으로 외국인 소비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넘어 지방으로 번지는 K뷰티 소비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 성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세다.
올해 1~8월 올리브영 전체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원 지역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105% 급증했으며 경주는 88%, 대전은 80%, 전주는 62% 각각 늘었다. 국내 관광객 중심의 소비가 이뤄지던 지역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올리브영 방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고객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강원 지역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의 국적은 지난해 76개국에서 올해 85개국으로 늘었다. 경주 역시 같은 기간 88개국에서 100개국으로 확대됐다.
올리브영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비수도권 지역에 대형 타운 매장과 지역 특화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온 전략을 꼽았다. 평균 면적 200평 이상의 대형 매장과 지역 특색을 반영한 매장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 머물지 않고 여행 동선에 따라 전국의 올리브영 거점을 찾도록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은 특정 매장에서 쇼핑을 끝내기보다 여러 지역의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이 지난 5월 글로벌관광상권 내 매장을 찾은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1인당 평균 2.8개의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한 지역을 ‘올리브영 글로벌관광상권’으로 지정하고 쇼핑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우선 배치하고 다국어 안내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8월 기준 글로벌관광상권 매장은 전국 151개로 전체 매장의 10%를 넘어섰다.
◆ 중소·인디 브랜드 글로벌 진출 창구 역할
외국인 매출 확대는 올리브영에 입점한 중소·인디 브랜드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이 해외에서 입소문을 탄 대표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목적형 쇼핑’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올리브영이 제안하는 다양한 상품을 둘러보면서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들도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올리브영이 국내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테스트베드이자 해외 소비자와 연결하는 유통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는 기능성 K뷰티 제품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두드러졌다.
K더모 스킨케어의 올해 1~8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8% 증가했다. 단순히 피부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려는 외국인 소비자의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리브영은 기능성 스킨케어에 대한 글로벌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어드밴스드 더마’ 카테고리 육성에도 나섰다. 국내 제약사 6곳의 제품 IP와 연계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킨케어 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K헤어케어 역시 새로운 성장 분야로 부상했다. 헤어케어 전체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약 18%지만 헤어토닉·앰플 상품군에서는 28%까지 높아졌다. 두피 진정과 탈모 관리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롤온·브러시 등 여행 중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너뷰티 역시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 이너뷰티 카테고리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올리브레몬샷, 슬리밍 젤리, 호박차, 콜라겐 등이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 꼽혔다.
올해 문을 연 웰니스 큐레이션 플랫폼 ‘올리브베러’는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등 K웰니스 쇼핑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핸드케어도 외국인 관광객의 대표적인 쇼핑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핸드케어 카테고리의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40%에 달했다. 여행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활용하기 좋은 퍼퓸 핸드크림 제품이 특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비수도권 특화매장 확대…AI 쇼핑 서비스도 강화
올리브영은 앞으로도 비수도권 지역에서 지역별 특색을 살린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과 제주 등 주요 관광 거점 도시에서는 대형 리뉴얼과 지역 특화매장 출점을 이어가며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동선을 전국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서울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지방으로 분산하고 지역 상권과 관광산업에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외국인 쇼핑 편의성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6월 서울 일부 매장에 도입한 ‘AI쇼핑 어시스턴트’는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러시아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 8개 언어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리브영은 연말까지 상권별 외국인 고객 구성과 구매 특성을 분석해 국적뿐 아니라 연령대와 취향, 방한 목적 등에 맞춘 매장 운영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방한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맞아 서울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대형매장과 지역색을 살린 특화매장을 활용해 K관광산업의 인프라스트럭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미국에서는 현지 소비자에게 K뷰티와 K웰니스를 소개하고 신진 브랜드를 육성함으로써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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