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찐친'으로" 현대차, 도요타 레이싱 우승 축하 광고 한·일 신문 게재

WRC 제조사·드라이버·코드라이버 챔피언 석권…축하 전면 광고
수소·미래 모빌리티 협력 기조 속, 완성차 업체 간 교류 확대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12-23 16:42:07

[메가경제=정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도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TGR-WRT)의 '2025 FIA 월드랠리챔피언십(WRC)' 3관왕 달성을 축하하는 광고를 한국과 일본 주요 매체에 게재했다. 광고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모리조 선수와 도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의 2025 WRC 시즌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실렸다.

 

23일 완성차 업계에서는 수소 트럭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차와 도요타의 협력이 중요해진 시점에 나온 '스킨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경으로는 ▲미국발 고관세 ▲중국 자동차 업체의 시장 공세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전환 등 양사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가 거론된다.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도요타는 앞서 지난해 11월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차지한 현대자동차그룹을 축하하는 광고를 '한글'로 게재한 바 있다.

 

올해는 도요타 TGR-WRT는 올해 WRC에서 제조사 챔피언과 드라이버·코드라이버 챔피언을 모두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현대차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비욘드 컴피티션(Beyond Competition·경쟁을 넘어서)'이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 사진에는 지난달 초 '랠리 저팬' 시상대에 오른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드라이버명 '모리조')을 비롯해 드라이버·코드라이버 챔피언에 오른 세바스티앵 오지에와 뱅상 란데 선수의 환호 장면이 담겼다.

 

현대차와 도요타그룹의 우호적인 기류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함께 참석한 바 있다.

 

특히 수소 분야에서는 양사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수소차 시장 규모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지난 5월 BMW와 함께 호주에서 '수소 운송 포럼(Hydrogen Transport Forum·HTF)'을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위기 상황에 대한 긴밀한 소통이 양사의 협력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시장 확대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전동화 전략이 흔들리며 독일 드레스덴 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다를 사이에 둔 두 자동차 기업이 수소와 미래 모빌리티, 중국 시장이라는 공통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경쟁보다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상생 전략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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