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도 유료방송통한 송출중단...롯데·CJ 이어 '블랙아웃' 현실로

KT스카이라이프 황금채널 '6번' 계약 종료
LG헬로비전과도 송출 수수료 협상 진행 중

김형규

hgkim@megaeconomy.co.kr | 2023-09-19 16:30:35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현대홈쇼핑까지 유료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방송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 롯데홈쇼핑과 CJ온스타일에 이은 결정으로 홈쇼핑 업계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유료 방송 사업자들은 일방적인 방송중단 고지를 비판하며 양 업계 사이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18일 현대홈쇼핑은 KT스카이라이프와 송출 수수료 협상이 결렬돼 내달 20일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 KT스카이라이프 시청자들은 다음 달 20일부터는 현대홈쇼핑 방송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 현대홈쇼핑 사옥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이날 모든 방송플랫폼 화면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KT스카이라이프의 '프로그램 송출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2023년 10월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 전 권역의 유료방송 서비스에서 라이브 방송이 송출 중단될 예정"이라고 고지했다.

현대홈쇼핑은 TV홈쇼핑 '황금채널'로 불리는 KT스카이라이프 채널 6번에서 방송되고 있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6번보다 상대적으로 송출 수수료가 낮은 채널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를 KT스카이라이프가 거절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는 유료 방송 사업자와 수수료 갈등을 빚고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가장 먼저 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며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시작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를 통한 방송 송출을 10월 1일부터 중단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CJ온스타일도 비슷한 시기 LG헬로비전 측과 진행하던 송출 수수료 협상을 멈추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었다. 하지만 최근 협의를 다시 이어가는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과도 같은 문제로 갈등을 빚다 협상 중단 국면까지 갔었다. 다만 이후 협상을 재개해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의견 격차가 크고 협상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송출 중단하겠다는 시청자 고지까지 하게 된 것"이라며 "헬로비전과는 계속 송출 수수료 담당자들끼리 만나서 의견을 조율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의 이러한 조치는 최근 업황이 악화하면서 유료 방송 사업자가 요구하는 수수료를 더 이상 부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 9065억원으로 전년도 1조 8074억원보다 5%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해 국내 홈쇼핑업계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10.1% 하락한 5411억원에 그쳤다.

연이은 홈쇼핑 방송중단에 KT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한 유료 방송 사업자들은 홈쇼핑 업계가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압박의 수단으로 방송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도 엄연한 방송인 만큼 갑작스러운 중단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공공성을 해칠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유료방송업계에서는 홈쇼핑사들이 평소 방송으로 유입된 소비자들을 자사 온라인몰과 모바일 쇼핑 등으로 유도해 별도의 매출을 올려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출 수수료와 관련한 협상에서 홈쇼핑사가 이 같은 방송 외 수익은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홈쇼핑이 지난 18일 방송 송출 중단을 고지한 내용에는 "해당 유료방송 서비스 고객 여러분께 양해 말씀드리며, 라이브 방송은 모바일과 인터넷 H몰을 통해 계속 시청하실 수 있다"는 안내가 함께 포함되기도 했다.

이에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TV 시청자가 계속 줄어감에 따라 홈쇼핑사들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자체 온라인몰 등을 꾸준히 추진해왔다"면서도 "다만 기술적으로는 특정 소비자가 TV홈쇼핑을 시청하다 앱을 이용한 경우와 앱만 별개로 이용한 경우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