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테이크핏, 단백질 60g 어떻게 담았나…연구소와 마케팅의 ‘합작’

단백질 21g에서 24g으로 증량…원가 부담보다 제품 경쟁력 선택
코코아 배합부터 5톤 생산 검증까지…고함량·목넘김·열안정성 확보
맥스·몬스터·익스트림 제품군 확대…일상 속 뉴트리션 시장 공략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10-21 16:06:38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남양유업의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이 단백질 함량 경쟁을 넘어 맛과 음용성, 생산 안정성을 아우르는 제품 개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테이크핏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마케팅 부서와 중앙연구소의 협업이 핵심 역할을 했다. 마케팅이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 방향을 제시하면 연구소가 원료 배합과 제조 공정을 조정해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과정은 단순히 원료 투입량을 늘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단백질 함량이 증가하면 음료의 점도가 높아질 수 있고, 고온 멸균 과정에서 원료가 응집하거나 생산 설비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고함량과 부드러운 목넘김, 균일한 품질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남양유업은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며 단백질 24g을 담은 테이크핏 맥스부터 47g의 몬스터, 60g의 익스트림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단백질 섭취 목적과 소비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제품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김석윤 마케팅전략실 차장(좌), 이홍민 남양유업 중앙연구소 차장(우)이 테이크핏 등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 원가 부담 감수하고 단백질 증량…21g에서 24g으로

 

테이크핏의 제품 차별화 전략은 출시 초기부터 단백질 함량을 둘러싼 고민에서 출발했다.

 

2022년 테이크핏이 시장에 진입할 당시 단백질 음료 시장에는 한 병당 20g 안팎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제품이 자리 잡고 있었다. 테이크핏 맥스 역시 단백질 21g으로 출시됐지만, 주요 경쟁 제품과의 함량 차이가 1g에 그쳐 후발주자로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영업 현장의 의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중앙연구소는 배합 설계를 조정해 단백질 함량을 3g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백질 함량을 24g으로 끌어올려 경쟁 제품과의 격차를 벌리고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를 확보하겠다는 판단이었다.

 

관건은 제조 원가였다. 단백질 함량이 늘어날수록 원료비 부담도 커지는 만큼 수익성을 우선할지, 함량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릴지를 결정해야 했다.

 

김석윤 남양유업 마케팅전략실 차장은 “원가 부담을 줄여 단기적인 이익을 챙길 것인가, 아니면 원가를 감수하더라도 확실한 함량 우위로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것인가의 기로에서 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테이크핏 맥스의 단백질 함량을 21g에서 24g으로 높이면서 기존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리뉴얼했다. 단기적인 원가 부담보다 동일 가격대에서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높이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 진한 초코맛 대신 초코바나나…맛과 생산 안정성의 균형

 

고함량 단백질 음료 개발에서 함량만큼 중요한 요소는 맛과 목넘김이다. 원료 배합에 따라 음료의 점도가 높아지면 소비자가 느끼는 음용성이 떨어질 수 있고, 대량 생산 과정에서도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홍민 남양유업 중앙연구소 차장이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던 제품으로 꼽은 것은 테이크핏 몬스터 초코바나나맛이다. 연구소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수십 차례 시제품을 수정했다.

 

당초 개발 방향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오리지널 초코맛이었다. 그러나 진한 초코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코코아 분말 비중을 높이자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음료의 점도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점도가 높아질수록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기 어려워지고 생산 공정의 안정성도 확보하기 힘들어졌다.

 

연구소는 초코맛 구현에만 집중하는 대신 코코아 분말 비중을 조정하고 바나나 풍미를 더하는 방향으로 제품 콘셉트를 변경했다. 원료 배합을 통해 공정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을 구현하는 쪽으로 개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이 차장은 “단백질 음료의 점도를 높이는 코코아 분말 비중을 낮춰 공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신, 바나나 향을 더해 관능적 만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부서 역시 소비자 반응을 제품 개선에 반영했다. 단백질 음료 시장에서 초코맛 수요가 큰데도 테이크핏 맥스에서는 고소한맛의 판매가 더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2025년 4월 기존 초코맛의 풍미와 패키지 디자인을 함께 개선했다.

 

기존의 진한 다크초코 계열에서 부드러운 밀크초코 스타일로 맛을 조정하고, 초코맛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그 결과 초코맛은 테이크핏 맥스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 500mL 실험에서 5톤 생산 검증까지…단백질 60g 구현

 

테이크핏 익스트림은 고함량 단백질 음료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단백질 60g을 액상 음료에 담기 위해서는 원료 배합뿐 아니라 점도와 열안정성, 대량 생산 가능성까지 함께 검증해야 했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질수록 점도가 상승하고 고온 멸균 과정에서 원료가 응집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고함량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멸균 설비의 생산 라인이 막히는 문제도 발생했다. 실험실에서 적정한 품질을 구현하더라도 생산 규모가 커지면 같은 배합과 공정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 차장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고함량 제품을 개발하면서 점도와 열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실험실 테스트뿐 아니라 실제 생산 조건을 확인하는 파일럿 테스트도 반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원료별 특성을 검토하고 배합비를 세밀하게 조정하면서 고함량과 낮은 점도, 열안정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았다. 실험실에서 약 500mL 규모로 진행한 테스트를 시작으로 100kg 규모의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5톤 규모의 생산 검증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생산 규모가 커져도 제품의 맛과 물성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제조 직후뿐 아니라 보관 기간에 따른 품질 안정성도 검토했다. 반복적인 배합 조정과 생산 테스트를 통해 고함량 단백질을 액상 형태로 구현하기 위한 조건을 확보했다.

 

다만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것만이 제품 개발의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소비자의 운동 강도와 활동량, 영양 섭취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제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테이크핏은 단백질 24g을 담은 맥스와 47g의 몬스터, 60g의 익스트림으로 제품군을 세분화했다. 운동 중·후 수분 보충을 고려한 단백질 워터 프로(25g), 식사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 쉐이크 브레드밀(최대 24g), 발효생성아미노산 복합물을 함유한 스틱형 에너지젤 부스터 등으로 영역도 넓혔다.

 

​◆ 함량 경쟁 넘어 종합 뉴트리션으로…새로운 수요 발굴

 

테이크핏의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마케팅과 연구소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확대되고 있다. 단백질 함량과 맛, 음용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던 기존 단계에서 나아가 소비자의 운동 방식과 일상적인 영양 관리 수요에 맞는 제품을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테이크핏의 성장 방향으로 운동을 넘어 일상 속 영양 섭취 수요에 대응하는 브랜드로의 확장을 제시했다. 그는 “테이크핏을 운동뿐 아니라 일상 속 다양한 영양 섭취 수요에 대응하는 종합 뉴트리션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이들이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도 새로운 수요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원료와 배합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이 차장은 “앞으로는 단백질 함량 자체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운동 및 영양 관리 목적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새로운 소재와 배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후발주자로 출발한 테이크핏은 제품 함량을 높이는 과정에서 맛과 생산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고, 소비자 반응을 반영해 제품 구성을 바꿔 왔다. 마케팅이 시장의 요구를 포착하고 연구소가 이를 제조 기술로 구현하는 협업 체계가 제품 경쟁력의 기반이 된 셈이다.

 

한편,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4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79.5%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78억원으로 276.7%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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