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6조 '빅딜' 승부수…하만 ZF ADAS 인수로 전장 판 흔든다
스마트카 핵심 ADAS 확보…SDV·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 선점 가속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5-12-23 17:00:36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삼성전자는 23일 자회사 하만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 AG, 이하 ZF)의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인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통해 고성장 중인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ZF ADAS 사업 인수는 총 15억 유로(한화 약 2조6000억원) 규모로, 삼성전자가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에 추진하는 전장 분야 대형 M&A다.
삼성전자는 올해 공조(독일 플랙트그룹), 전장(ZF ADAS 사업), 오디오(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 디지털 헬스(미국 젤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인수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ZF는 1915년 독일에서 설립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ADAS를 비롯해 변속기, 섀시, 전기차 구동 부품 등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하만이 인수하는 ZF의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에서 업계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SoC(System on Chip)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ADAS 기술을 축적했으며,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ADAS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차량용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며, 고성장 중인 ADAS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IT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과 ADAS가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만은 주력 사업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SDV 시장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했다.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는 OTA(Over-the-Air)를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용이해 고객 경험과 기능 확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구조 설계를 통해 유지보수 효율성과 개발 기간 단축이라는 장점도 갖는다.
ADAS 및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성과 편의성에 대한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2025년 62.6조 원에서 2030년 97조4000억원, 2035년 189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35년까지 연평균 약 12%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는 전략적 M&A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온 성공 경험을 축적해왔다”며 “이번 인수는 모빌리티 산업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등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부문에서 업계 1위 입지를 구축한 하만은, 이번 ADAS 스마트 카메라 1위 사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TV·가전 분야 리더십과 하만의 전장 기술력을 결합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를 하나로 잇는 AI 기반 초연결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만은 2017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매출이 7조1000억원에서 2024년 14조3000억원으로 약 2배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전장 부문에서는 글로벌 1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콕핏을 비롯해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B&O,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등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카오디오 시장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약 3조5000억달러(한화 약 5000억원)에 인수하며 오디오 명가로서의 입지도 더욱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협력 조직을 중심으로 대규모 M&A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삼성전자의 IT·소프트웨어·AI 기술과 하만의 전장·오디오 기술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2030년 매출 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ZF ADAS 사업 인수 절차는 2026년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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