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체코 원전 시공협상 종료에 반발…산업부에 재협상 중재 요청

공사비 삭감·물량 증가 일부 수용에도 결렬…“수천억원 손실 감수한 수정안 제출”
수백억원 선투입·8년간 사업 참여 강조…“일방적 계약 종료는 국가 경쟁력에도 부담”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11-02 15:57:59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대우건설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 종료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정부에 재협상 중재를 요청했다. 공사비를 낮추고 늘어난 시공 물량도 일부 수용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일방적으로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결정이 사업 일정과 한국 원전산업의 대외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0일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원청사인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건설계약 협상 종료 공문을 접수했다며, 산업통상부에 재협상 중재를 공식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양측의 핵심 쟁점은 입찰 이후 늘어난 공사 물량과 추가 업무에 따른 비용 부담이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제출된 수정 제안서가 증가한 시공 물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입찰 이후 확인된 추가 업무도 기존 계약금액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상을 종료했다.

대우건설은 설계를 담당하지 않는 시공사가 공사 물량 증가분을 공사비 조정 없이 떠안고, 추가 업무까지 기존 계약금액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신규 원자로 모델인 ‘APR1000’을 유럽 시장에 처음 건설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예상하기 어려운 시공 위험까지 건설사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계약 구조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양보안을 제시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오전 공사비 총액을 삭감하고 물량 증가분도 일부 수용하는 수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이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제출 30여분 만에 협상 결렬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 부담 조건이 협상 막바지인 지난달 7일 제시됐다"며 "충분한 검토 시간을 요청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종료 절차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업 수행을 위해 투입한 인력과 비용도 문제로 제기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처와 한수원의 본계약 체결 이후 같은 해 7월 사전작업착수지시서를 받아 시공 업무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 왔다.

정식 시공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수원의 요청에 따라 체코 현지와 경북 경주, 서울 등에 수십명의 인력과 물적 자원을 투입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정산받지 못한 채 먼저 투입한 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약 8년간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입찰과 수주, 시공 준비 및 인허가 업무에 참여해 온 만큼 이번 협상 종료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장기간 사업에 참여한 시공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고 기존 협약까지 해지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 일정 지연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수원은 내년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기존 컨소시엄에 제시한 위험 부담 조건을 다른 건설사가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우건설의 판단이다.

특히 재입찰이 유찰될 경우 전체 공사 일정이 지연돼 한국 원전의 핵심 경쟁력인 공기 준수와 예산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체코 원전 시공계약 협상 종료에 대응해 장·차관 주도의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과 사업 일정에 대한 관리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산업부가 한수원과 시공 컨소시엄의 협상 과정을 직접 점검하고, 최종 제시안에 대한 검토를 거쳐 재협상을 중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수원이 추진하는 재입찰과 별개로 산업부가 직접 재협상을 중재한다면 사업 지연 위험을 줄이고 체코 발주처의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성공과 국내 원자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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