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을 대하는 엇갈린 행보...현대로템 '진화', 현대중공업 '확산' 왜?
현대로템, 문제 인지 후 신속한 대응으로 사태 진화
현대중공업, 1년 넘게 방치… 노조 갈등으로 심화
이동훈
ldh@megaeconomy.co.kr | 2024-07-18 16:18:28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이 대응 방식으로 인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적극적인 대처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현대로템과는 대조적으로 현대중공업은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며 스스로 궁지로 몰고가는 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의왕 전장품 공장에서 남성 혐오를 뜻하는 ‘ㄷ’ 자, 이른 바 집게손 모양이 담긴 안전 관리 포스터가 발견돼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포스터 속에 캐릭터는 안전모 옆에 ‘ㄷ’ 손짓을 취하고 있다. .엄지와 검지를 들어 올려 취한 이 손 모양은 래디컬 페미니즘(급진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사용되면서 동양 남성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로 변질됐다. 남녀간 극단적인 대립과 혐오를 조장하는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문제의 ‘ㄷ’ 손모양 안전 포스터 논란에 대해 신속하게 철거하고 사태 파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해당 그림은 모 건설협회 가이드 북에 15년전에 기재된 그림이었는데, 이를 외주업체가 모르고 사용했던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그림이었다보니 아무런 의심을 못한 상황이었다는 의미이다. 현대로템으로서는 다행히 대외홍보용이 아닌 사내 시설물에 부착됐고, 재빠른 조처로 사태가 확산되기 전 진화할 수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자사 울산 공장 건물 옥외 광고판에 남성혐오 표현을 뜻하는 ‘집게손’ 홍보 포스터를 1년 넘게 붙여뒀다.
이에 오가던 직원들과 노조 등이 철거를 요구했다. 회사 측은 철거를 검토하면서도 “해당 광고판은 사업장의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1년여 전에 설치한 것으로, 1년이 지난 이 시점에 노조가 왜 이러한 왜곡 주장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등 노사 갈등 차원으로 해석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사측 뿐만 아니라 노조 측도 해당 포스터의 철거를 요청하면서 여성혐오적 글로 비판을 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집게손가락 모양을 가리켜 ‘수구 꼴페미의 나쁜 광고’‘정신적 문둥병에 오염된 지진아들이 한국 남성을 혐오하기 위해 만들어진 손가락 기호 모양이 아무런 여과 없이 사내 옥외 광고판에 등장했다. 혐오를 상징하고 그렇게 보이는 광고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여성과 여성운동에 대해선 조금의 비하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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