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인도… 삼성·LG·현대차, 시장 공략 가속화
삼성·LG, 공장 투자 확대... 현지 법인 실적도 역대급
현대차, 2028년까지 연 150만 대 생산 체제 구축 목표
신승민 기자
shin-sundae@megaeconomy.co.kr | 2025-05-26 16:53:23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인구 증가율과 경제 성장률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인도 시장을 미래 전략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매출은 5조3533억 원, 순이익은 65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생산 설비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도 타밀나두 주 스리페룸부두르의 가전 생산 공장에 약 1700억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삼성전자 인도 매출(약 17조3000억 원)의 약 20%를 책임지는 핵심 거점으로, 인도 전역은 물론 남아시아 주변국에도 제품을 공급한다.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도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잠재력과 사업 기회에 주목해 인도 내 국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428억 원, 순이익 1243억 원을 기록하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인도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구체적인 공개 시점은 조율 중이다.
생산 거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이달 초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 지역에 세 번째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약 8382억 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인도 전역과 중동,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근 국가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곧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은 올 3분기부터 연간 17만대 규모로 생산을 시작해 2028년까지 2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기존 첸나이 공장과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의 생산량까지 모두 합치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게 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인도 시장에 내연기관 차 20종과 전기차 6종 등 총 26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판매 중인 SUV 모델 '크레타'는 인도 내에서 큰 인기를 얻어 월간 자동차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인구 증가율과 빠른 경제 성장에 따른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기 때문이다. IMF는 인도의 GDP 성장률이 연간 6.3%로 전망했으며, 이는 경제규모 10위권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도는 젊은 인구가 많아 스마트폰·디지털기기 수요는 늘어나는 동시에 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보급률은 여전히 낮은 지역이기도 하다.
다만 인도의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국내 기업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국경 분쟁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달에는 양국 간 교전이 나흘간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주요 생산 거점에는 피해가 없지만, 일부 지역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생산 거점으로서도, 소비 시장으로서도 모두 중요한 전략적 지역”이라며, "인도 현지 고객들의 니즈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