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서 산 신상의류 알고보니 라벨만 신상

2년전 생산 제품 ‘라벨갈이’해 판매하다 딱 들켜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3-10-22 15:48:22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현대홈쇼핑이 2년전 제작된 의류를 신상으로 둔갑시켜 판매 하다 덜미를 잡혔다. 이른바 '라벨갈이'제품 3300여 세트를 홈쇼핑과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하다 적발된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라벨갈이 한 블라우스 3벌 1개 세트를 4~5만원대에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약 2주 동안 총 1억 5천여만원의 주문액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이 '라벨갈이'해 판매하다 적발된 제품 [사진=연합뉴스]
문제가 된 제품 라벨에는 올해 7월 생산됐다고 표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지난 2021년 제작 상품으로 확인됐다.

국내 의류업체 A사가 중국에 공장을 둔 B사에 해당 제품 생산을 의뢰한 것은 2021년 3월이다. B사는 같은해 4∼5월에 이 제품을 생산했지만,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고 일부 제품에는 하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 판매 이전에 통과해야 하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심사에서 특정 항목의 기준치를 넘지 못한 것이다. 결국 납품 계약은 취소됐다. 2년여가 지나 해당 제품은 올해 생산된 제품으로 둔갑해 현대홈쇼핑에서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제품은 다른 의류업체를 거쳐 현대홈쇼핑에 납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 올해 제작된 것처럼 제조 연월을 바꾸는 라벨갈이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홈쇼핑을 통해 배송된 일부 제품에는 기존의 라벨을 뜯어내고 새로운 라벨을 붙인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홈쇼핑은 제품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난 6일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제품에 문제가 있었고 반품·환불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지난 20일쯤부터 이뤄져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홈쇼핑 측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전체 구매 고객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하고, 품질 문제가 발생한 고객에게 신속하게 반품·환불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보다 철저하게 상품 품질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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