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 수백억 날려'...하나증권 상대 큰 손 고객들 소송 준비

랩 계좌에서 제때 증거금 납입되지 못해 손실 발생
일부 투자자 "위험성 고지 제대로 못 받았다" 주장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08-27 16:32:49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하나증권 큰 손 고객들이 하루 만에 수백억원대 손실이 나자 하나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아서 관리해줄 것이라 믿었던 랩 계좌에서 제때 증거금이 납입되지 못하면서 수백억원대 손실이 확정됐다는 것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하나증권 클럽원WM센터가 판매한 '하나 맞춤 옵션 알파 랩어카운트'에 가입한 투자자 대다수인 80여명이 지난 5일 500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5일은 코스피가 역대 최고 낙폭인 장중 10.8%, 종가 기준 8.8%를 기록한 '증시 최악의 날'이자 ‘검은 월요일’로 불렸다.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 [사진=하나증권]

 

하나증권 클럽원WM 센터는 30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랩어카운트란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자 맞춤형으로 운용하는 계좌를 말한다.

 

양매도 전략은 주식 가격이 콜·풋옵션 가격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예상 범위를 이탈한 경우 손실은 무한대로 발생할 수 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장중 기초자산 지수 급변을 이유로 장중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하나증권은 고객들에게 증거금 추가 납부를 요청하는 마진콜을 문자로 보냈다. 다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고객들은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하지 못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증거금 추가 납부 요청 문자를 이해하지 못해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했고 결국 이들의 포지션은 반대매매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증거금을 납입해야 한다는 안내 문자를 받고 지점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내일이면 해결이 된다'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 피해자는 80여명에 달하는데 이 중 총 160억원가량 손해를 입은 투자자 8명은 소송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손실 수치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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