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설사에 지사제부터?”…소아과가 말린 이유 ‘필독’
해외여행 감염병, 성인 기준 위험
모기기피제·상비약, 국내 기준 확인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7-22 15:47:09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소아 감염병 예방과 응급 대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성인 기준의 해외 건강정보를 그대로 적용하거나 인터넷에서 접한 해외 육아 정보를 따를 경우 오히려 아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보호자들이 해외여행을 앞두고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한 자료를 발표하며, 소아는 탈수 속도와 약물 사용 기준, 예방접종 일정이 성인과 다르므로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절기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집단 발생은 625건으로 최근 4년 평균보다 19.1% 증가했다. 해외 유입 감염병 환자의 81.4%는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해 여름 휴가지와 감염 위험 지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출국 전 예방접종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역(MMR) 백신은 출국 4~6주 전 접종이 권장되지만 미접종자라면 늦었더라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A형간염과 장티푸스 예방접종도 연령과 일정에 맞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후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영아가 홍역 유행 국가를 방문하는 경우에는 국가 지원을 통해 홍역 가속접종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속접종은 정기 예방접종을 대체하지 않아 이후 1·2차 접종은 예정대로 받아야 한다.
여행용 상비약도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 협회는 경구수액제(ORS)와 해열제, 체온계는 챙기되, 설사를 멈추기 위한 지사제는 임의로 복용시키지 말 것을 권고했다.
특히 로페라마이드 성분 지사제는 국내 허가 기준상 7세 이하 영유아에게 사용이 권장되지 않으며, 혈변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모기기피제 역시 해외 정보와 국내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DEET 10% 이하 제품 사용이 권고되며, 인터넷에서 소개되는 고농도 제품이나 팔찌·스티커 형태 제품은 국내 사용 기준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현지에서 설사나 발열이 발생하면 국내에서 흔한 장염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여행지 설사는 세균이나 기생충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아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으며, 아이가 처지거나 소변량이 줄고 혈변이나 고열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와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기가 많은 지역에서 발열이 발생했다면 뎅기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이부프로펜이나 아스피린 계열 소염진통제는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귀국 이후에도 발열이나 발진, 설사 등이 나타나면 해외여행 사실을 의료진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협회는 여행 국가와 일정, 모기나 동물 접촉 여부, 음식 섭취 내용, 현지에서 복용한 약물 등을 함께 전달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소아는 성인과 감염 위험과 약물 사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정보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여행지에서 발생한 설사는 국내 장염과 원인이 다를 수 있어 지사제나 항생제를 임의로 사용하기보다 탈수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아이가 처지거나 혈변·고열이 나타나면 즉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귀국 후에는 해외여행 이력을 의료진에게 먼저 알리는 것만으로도 진단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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