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븐일레븐 노조, 깜깜이 사직 권고에 '제동'…7분기 적자에 조직 '휘청'

희망퇴직 인원 미달하자, 개별 면담 압박 정황
출점 포화·매출 정체…실적 회복 전망 '첩첩산중'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11-17 16:00:22

[메가경제=정호 기자] 세븐일레븐 노동조합이 최근 회사 내부에서 확인된 비공식 사직 권고 정황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0월 시행된 희망퇴직이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하자,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통한 '표적 퇴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퇴사 압박이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코리아세븐>

 

17일 세븐일레븐 노조에 따르면 일부 직원에게 비공개적으로 희망퇴직을 권유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이를 공식 절차를 우회한 ‘편법 구조조정’으로 보고 부당노동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오는 21일까지 ▲비공식 권유 중단 ▲추가 희망퇴직 추진 사유 공개 ▲재무 상태 및 구조조정 로드맵 제출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1년 만에 희망퇴직을 재개했다. 대상은 사원급 만 40세 이상·현 직급 8년 이상, 간부사원은 만 45세 이상·10년 이상으로, 20~24개월치 급여와 취업지원금,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제공했다. 이 제안에도 구조조정 인원 확보가 부진하자 권고사직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사직 권고 사실을 부인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개별 퇴직 권유 사례는 없으며, 10월 희망퇴직 시행 사실은 인정하나 신청 인원 등 인사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입장에도 출점 포화, 수익성 악화 등 외부 요인이 인력 축소 압박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작용한 정황은 확인된다.

◆ 점포 조정·영업손실 개선에도 부담 지속


세븐일레븐은 점포 수 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23년 1만3130개였던 점포는 1만2152개로 감소했고, 올해는 약 1만1900개까지 줄었다.

 

3분기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84% 감소한 16억원을 기록했으나,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손실은 442억원 수준으로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다.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매출 5조2975억원, 영업손실 844억원을 기록했다.

대외 환경 또한 실적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3월 미니스톱 운영법인 '롯데씨브이레스 711'을 합병하며 편의점 3강 체제를 재편했으나 외형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 조직과 통합 비용, 중복 구조 개선 부담만 커진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편의점 점포 수 증감률은 4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돼 7월 -2%를 기록했다. 채널 경쟁 심화, 인건비 상승, 출점 제한 등 복합 요인이 편의점 업계 수익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구성원 의사에 반해 불합리한 퇴직을 강요하거나 비공개적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는 일이 없도록 대응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세븐일레븐 노조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신생 조직으로, 반복되는 희망퇴직과 고용 불안이 향후 노사 관계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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