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K-뷰티, 수출 279억 달러 '사상 최대'…의약품 첫 100억 달러 돌파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3-03 15:42:28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 수출이 지난해 279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의약품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화장품도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며 K-바이오·K-뷰티의 수출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보건복지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바이오헬스산업 수출 실적 및 2026년 수출 목표’를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을 포함한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279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자동차, 일반기계 등에 이어 국내 주력 수출 산업 가운데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품목별로는 의약품 수출이 104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이 65억 달러에 이르며 전체 의약품 수출의 62.6%를 차지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2015년 6억7000만 달러 수준에서 10년 만에 약 10배로 성장한 것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생산·수출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스위스, 헝가리 등으로 이들 3개국이 전체 의약품 수출의 39.5%를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선진 시장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 지도가 아시아 중심에서 선진국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도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CDMO(위탁개발·생산)와 기술수출 확대, 바이오시밀러·고가 항암제의 해외 진출 본격화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장품 수출은 114억 달러로 전년보다 12.2% 증가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이 21억8000만 달러로 수출 1위 국가로 올라섰고, 중국·일본이 뒤를 이었다. 한때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동남아·중동·유럽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확대한 결과다.
상위 5개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은 43.4%까지 늘었다. 온라인 플랫폼과 K-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한류 확산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의 프리미엄 시장과 동남아·중동의 성장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수출은 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반 의료기기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급감했던 체외진단기기 수출도 회복세로 전환했다. 팬데믹 특수 이후 급감했던 진단키트 수요가 일정 부분 정상화되는 동시에, 영상진단장비·AI 기반 진단 솔루션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 구조가 질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단순 소모품·저가 제품에서 벗어나 AI·로봇·정밀의료 등 고기술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미국·유럽 인허가를 통한 레퍼런스 확보가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바이오헬스 수출 목표를 304억 달러로 제시했다. 전년 실적 대비 9.1% 성장한 수치로, 세부적으로는 의약품 117억 달러, 의료기기 62억 달러, 화장품 12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수출 지원 예산도 대폭 늘린다. 복지부는 올해 바이오헬스 수출 지원 예산을 전년 685억 원에서 2,338억 원으로 3.5배 확대했다. 투자 촉진과 공급망 강화, 해외 규제 대응, 현지 거점 구축 등 전 주기에 걸친 지원 체계를 정비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강화 등 수출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1조 원 규모 메가펀드를 지속 조성하고, 글로벌 임상 3상에 특화한 1,500억 원 규모 신규 펀드를 마련한다. 후기 임상 단계의 자금 공백을 메우고 글로벌 허가·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집중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미국 보스턴 CIC(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에 국내 기업 40개사 입주를 지원하는 등 해외 진출도 뒷받침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응용제품의 신속 상용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는 AI 기반 수술로봇 등 혁신 의료기기를 실증·검증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랩을 구축하고, 미국 텍사스 메디컬센터(TMC) 등 글로벌 의료 클러스터와 연계한 해외 거점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화장품 분야는 원료 국산화와 규제 대응 컨설팅, 미국 OTC(일반의약품) 등록 지원, LA 물류 거점 구축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정비한다. 뉴욕·파리에 ‘K-뷰티 플래그십 허브’를 신설해 국내 브랜드와 스타트업의 현지 마케팅·유통을 집중 지원,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시티타워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기업 간담회에서 “세계 1위 수준의 위탁생산(CMO·CDMO) 역량과 K-뷰티 인기를 바탕으로 한국산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산업이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주력 수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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