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驛史(역사)이야기 31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차트라파티 시바지’ 역
편집국
| 2025-04-29 17:07:02
[메가경제=편집국]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차트라파티 시바지(Chhatrap- ati Shivaji)역은 인도 최대도시이며, 경제도시인 뭄바이에 1853년 개업한 보리반다르역을 1887년 개축하여, 빅토리아역으로 준공하였던 역명을 다시 변경한 역으로 이 역에 얽힌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한다.
‘뭄바이’는 힌두 여신 뭄바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영국 식민지 시절 우리가 잘 아는 봄베이(Bombay)로 불리다가 1995년 뭄바이로 환원되었으나 아직도 '봄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곳의 차트라파티 시바지역 이야기에 필요한 인도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겠다.
인도는 선사, 고대, 중세를 거쳐, 근대 무굴 제국 시절에는 시바지 샤하지 본슬레가 건국한 마라타 왕국이 있었으며, 1818년 영국에 패하여 동인도회사의 지배를 받다가 1857년 세포이 항쟁으로 영국군에 패망한 후 1877년 빅토리아 영국 여왕이 인도 황제로 등극하였고, 1947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인도 공화국으로 탄생한 국가다.
차트라파티 시바지역은 1853년 동인도회사가 뭄바이~타네 간 인도 최초의 철도 건설 시 뭄바이에 건설된 보리반다르역을 1878년 영국 건축 공학자 Frederick Stevens의 설계로 개축공사에 착공, 여왕 동상을 포함하여 10년 만인 1887년 6월 20일 여왕 재위 50주년을 맞아 역명을 빅토리아역으로 개명하여 개관된 역이었다.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인도 공화국은 1950년 빅토리아역 여왕 동상을 포함하여 관련된 조각상들을 철거하였고, 1996년 역명을 1674년 마라타 왕국을 세웠고, 인도 해군을 창설했던 시바지왕의 당시 호칭인 ‘차트라파티(Chhatrapati-왕이라는 뜻) 시바지’를 역명을 변경한 후 2017년에는 ‘차트라파티 시바지 마하르(Chhatrapati Shivaj Maharj)’역으로 변경하였다.
이 역이 세워진 곳 보리반다르(Bori Bunder)는 뭄바데비 여신에서 유래된 뭄바이시의 기원과 관련 있어, 이 여신에게 봉헌된 최초의 사원이 있었던 곳에 역을 지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역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하이고딕 양식과 이탈리아산 고급 대리석 및 인도산 사암과 석회석으로 인도의 전통 양식을 잘 조화시킨 대표적인 건축물로 인정되어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이다.
건물 내부는 천장이 높은 실용적인 건물이며, 초점 역할을 하는 높은 중앙 돔은 오른손에 위쪽을 가리키는 횃불을, 왼손에는 스포크 휠을 든 거대한 여성상이 있는 팔각형 늑골 구조로 측면 날개 네 모서리는 기념비적인 포탑으로 고정되어 있어, 중앙 돔을 균형 있게 감싸고 있으며, 정면은 창문과 아치가 잘 비례하여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입구 문기둥에는 영국을 나타내는 사자와 인도를 나타내는 호랑이의 모습이 얹혀 있다.
또한 인도에서 철도가 처음 건설된 뭄바이 지역은 사이클론(cyclone)이나 몬순(monsoon) 등 강풍이 잦은 지역으로 이에 대비하여 선로 궤간을 표준궤간(1435㎜)보다 넓은 1676㎜로 부설하여 탄생한 인도 특유의 광궤 선로가 인도 전역에 적용됨에 따라 인근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및 방글라데시까지 같은 궤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2008년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파키스탄 테러리스트 2명이 대합실에 들어와 사람들에게 총격과 수류탄을 던져 58명을 살해하고, 104명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은 경찰에 피살되고, 한 명은 체포되어 2012년 교수형에 처해 진 사건이 발생하여, 역 구내에 희생자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이 역에는 18개의 승강장이 있어, 1번부터 7번까지 7개의 승강장은 교외 EMU 열차용이고, 8번부터 18번까지 11개 승강장은 장거리 열차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2분마다 1개 열차가 출발하는 각 열차에는 1800명이 승차할 수 있으며, 러시아워에는 1개 열차에 3000명이 승차하고 있으며, 매일 1000여개 열차를 3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이 역의 방문은 다채로운 조명으로 장식되어 아름답게 보이는 저녁 시간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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