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통’ CEO 택한 DL건설…수익성 회복 이어 체질 개선 속도

하정민 신임 대표, 최고안전책임자 겸직…현장 중심 안전경영 강화
현장 안전관리로 20년…수익성 개선 흐름 지키며 외형 회복 이끌어야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09-01 15:41:07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DL건설이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한 데 이어 안전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형 확대보다 내실을 우선하는 경영 기조가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현장 안전관리 분야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하정민 신임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하 대표가 경영을 맡은 시점의 주요 지표는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1년 사이 40%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전반적인 원가율 개선이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 하정민 DL건설 신임 대표이사 [사진=DL건설/이미지=AI 일부 활용 재구성]

다만 외형 회복은 과제로 남아 있다. 상반기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의 25%에 머물렀고 수주잔고도 감소했다. 안전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공공주택과 토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일감을 확보하는 것이 새 경영진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일 DL건설에 따르면 하정민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지난달 31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하 대표는 대표이사 선임 이후에도 CSO를 겸직한다.

DL건설은 이번 인사에 대해 “내부에서 성과와 역량을 입증한 인재를 발탁해 현장 중심 경영과 안전경영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 대표 선임과 함께 40대 내부 인재 4명도 임원으로 신규 발탁했다. 1970년대 후반생 2명과 1980년대 초반생 2명으로 구성됐다.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배치해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9월 대표로 선임됐던 여성찬 전 대표는 약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택사업 전문가에 이어 안전관리 전문가가 경영을 맡으면서 DL건설은 현장 중심 경영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 매출 17.4% 줄었지만 영업익 68.8% 증가…원가율 개선

DL건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74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43억원보다 17.4%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은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446억원보다 68.8%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01억원을 상반기 만에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4.9%에서 올해 10.1%로 5.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21억원에서 552억원으로 150%가량 늘었다.

수익성 회복은 원가율 개선이 이끌었다. DL건설의 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89.4%에서 올해 82.9%로 6.5%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토목부문 원가율이 106.9%에서 96.7%로 하락하면서 적자 공사의 부담이 줄었다.

매출과 수주를 동시에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 규모를 조절하면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적 정상화가 아직 외형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원가 부담을 낮추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셈이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올해 6월 말 부채비율은 53.4%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5%보다 44.1%포인트 하락했다. 건설업계 전반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미분양 부담으로 재무구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부채비율을 50%대로 낮췄다.

신용도 역시 유지되고 있다. DL건설은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안정적)’를 받아 6년 연속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3년 연속 ‘A2-’로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축부문 원가율 안정화와 재무안정성을,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성불 중심 사업구조에 따른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낮은 PF 우발채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연간 신규 수주 목표 달성률 25%…줄어든 일감 채우기는 과제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5002억원으로 연간 목표 2조원의 25%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신규 수주 1조 5422억원과 비교해도 3분의 1에 못 미친다.

수주잔고도 감소세다. 지난해 말 4조 6748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올해 6월 말 4조 1813억원으로 10.6% 줄었다. 2023년 말 6조원대였던 수주잔고와 비교하면 외형 축소가 더욱 두드러진다.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도 상반기 9억원에 그쳤다.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거나 사업 추진이 지연된 일부 정비사업 도급계약을 해지한 영향이 반영됐다.

DL건설은 줄어든 민간사업을 공공주택과 토목, 비주택 사업으로 보완하고 있다. 반기 말 관급공사 수주잔고는 2조 108억원으로 전체 수주잔고의 48.1%를 차지한다.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에서는 올해 부산 에코델타시티와 인천 검암 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지난 7월에는 총사업비 4119억원 규모의 평택고덕 A-70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평택고덕 사업에는 DL건설이 지분 51%를 보유한 컨소시엄 대표사로 참여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7층, 10개 동, 1225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주택을 조성하며 오는 12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건설은 지난해 광명시흥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을 확보한 데 이어 2년 연속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업을 대표사로 수주했다. 공공주택사업은 민간 개발사업보다 분양과 사업비 조달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회사의 선별 수주 전략과 맞닿아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주도 확대하고 있다. DL건설은 지난 5월 공사비 1268억원 규모의 ‘부천 삼정 AI 허브센터’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상암과 가산, 기존 부천 데이터센터에 이은 네 번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다.

부천 삼정 AI 허브센터는 약 9.8메가와트(MW) 규모의 AI 연산 특화 시설이다. DL건설은 옥상층 주요 장비와 냉방 배관을 사전 모듈화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액체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냉각 성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민간사업 축소와 일부 정비사업 계약 해지로 수주 기반이 약화된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성 중심 기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연간 목표와의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 안전관리 체계 구축 주도…현장 실행력 높여야

하 대표는 1974년생으로 2003년 DL이앤씨의 전신인 대림산업에 현장 안전관리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새만금과 도담~영천전철, 세종~안성고속도로 등 6개 현장에서 안전관리 경험을 쌓았다. 본사에서는 안전교육운영팀과 기술안전팀, 안전보건팀 등 주요 안전 조직의 팀장을 거쳤으며 건설안전기술사 자격도 취득했다.

지난해 DL건설 CSO로 선임된 뒤에는 전사 안전경영 체계 구축과 안전문화 확산을 맡았다. 건설업 사고 사례 약 2만 2000건과 940개 공종의 위험 요인·예방 대책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토대로 안전실행매뉴얼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 대표는 작업자와 관리자가 모바일을 통해 현장에서 공종별 위험 요인과 과거 사고 사례, 예방 대책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시공·품질·계약 등 프로젝트 전 단계의 위험 요인도 분석해 안전 표준과 업무 절차를 재정립했다.

대표이사와 CSO를 한 사람이 맡으면서 안전 관련 현안이 경영 의사결정에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 예산과 인력 배치, 공사 일정 등 현장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을 대표이사가 직접 조정할 수 있어서다.

다만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만으로 성과가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와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는지, 공사 기간과 원가 부담 속에서도 현장 원칙이 지켜지는지가 새 체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하 대표에게는 개선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안전관리 전문성을 전사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공공주택과 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일감을 확보해 외형 축소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DL건설 관계자는 “신임 대표 체제에서 현장 중심 경영의 연속성은 유지하면서 안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남은 하반기에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와 내실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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