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한화리츠, 담보로 돈 빌린 롯데리츠 행보 상반

한화리츠 그룹 사옥 한화빌딩 품고 규모 2배 커져
'알짜' 강남 롯데백화점 담보로 돈 빌린 롯데리츠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07-11 16:42:54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대기업 계열 리츠사인 한화리츠와 롯데리츠가 그룹 우량자산을 대하는 행보가 상반돼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화리츠는 회사의 핵심 부동산인 장교동 한화빌딩을 품어 덩치가 2배 커진 반면 롯데리츠는 강남 노른자위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담보로 내고 자금을 빌렸다.


11일 부동산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한화생명이 보유한 서울시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토지 및 건물을 전체 808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양수 목적은 부동산 임대를 통한 수익 창출이다. 계약 체결은 오는 8월 1일이며, 실제 양수 기준일은 같은 달 28일로 확정됐다. 이는 한화리츠 자산총액 대비 113.7%에 이른다. 다만 해당 취득액은 취득세 등 기타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사진=한화리츠]

 

한화빌딩은 연면적 7만4362.28제곱미터 규모로 지하 4층~지상 29층 건물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2011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로부터 한화빌딩 토지 및 건물을 전체 4141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이 건물에는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했다.

 

한화리츠의 이번 자산편입은 리츠 가치 증대 목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리츠는 지난해 상장 이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종가 기준 주가는 4930원으로 공모가인 5000원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3월 한때 561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했다. 계열사인 한화생명의 자산 효율화 전략도 한화리츠의 장교동 한화빌딩 편입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화리츠는 현재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사옥과 한화생명의 노원·평촌·중동·구리 사옥 등 5개 자산을 편입하고 있다. 한화리츠가 이번 자산을 편입하게 되면 자산총계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스폰서 상장리츠로는 상위 세 번째 규모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현재 스폰서 상장 리츠 중에선 SK리츠가 4조2956억원의 자산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롯데리츠는 2조3137억원의 자산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현재 한화리츠의 최대주주는 지분 46%를 보유한 한화생명이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도 각각 1.5%, 1.3%씩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회사는 단계적으로 규모를 키워 나간다는 전략 하에 상장을 진행했다"며 "장교동 사옥 편입은 당사의 전략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규모와 내실을 갖춘 리츠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반면 롯데리츠는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담보로 내놨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담보평가액은 6100억원인데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2400억원의 부채를 갚기 위함이다. 7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담보부사채 2400억원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담보 1700억원, 율하점 담보 7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조치는 강남점 담보를 2400억원으로 올려 차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율하점은 무담보로 전환되고 추가 자금 차입 여력이 확보된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10월 국내 증시에 13번째로 상장한 리츠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15개 자산(백화점 마트 아울렛 물류센터)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리츠가 리테일 자산 중심으로 보유한 것을 리스크로 꼽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총 운용자산(AUM) 기준 리테일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하는데,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리테일 점포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리테일 단일 섹터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어렵기에 섹터 확대는 필수적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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